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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 인질 재억류, 美-아프간 강경대응탓?

盧-반기문, 아프간 대통령에게 긴급전화. '미국 태도'가 변수

한때 석방된 것으로 알려졌던 한국인 인질 8명이 아프간 정부군의 포위 등에 반발한 탈레반에 의해 재억류된 것으로 알려져, 아프간군 및 미군의 강경대응이 사태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인질 8명 석방장소로 이동중 급거 탈레반 본거지로 재이송

한국인 여성인질 7명, 남성인질 1명이 석방됐다고 보도했던 일본의 NHK가 26일 인질들이 석방장소로 옮겨지던 중 중 급거 무장세력의 본거지로 되돌아간 것으로 파악됐다고 아프간정부 협상책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책임자에 따르면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의 협상은 25일 일단 합의에 이르러 한국인 8명이 아프간 정부측에 인도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탈레반측이 인질 8명을 건네기 위해 석방 장소로 향하던 중 주변에 아프간 정부의 전차 등이 배치된 것을 확인, 자신들의 안전이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급거 본거지로 되돌아갔다는 것.

이 책임자는 "밤이 된 현재 8명의 석방을 둘러싼 협상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면서 8명의 석방이 원점으로 되돌아갔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중동 위성방송 <알자지라>도 이날 "남은 인질은 모두 22명"이라며 8명의 인질이 석방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탈레반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와 접촉한 현지 소식통도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탈레반은 한국 정부의 8명 석방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탈레반은 남성 인질 1명은 병사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25일 오후 4시(한국시간 오후 8시30분)께 살해했다고 했고 나머지 22명은 협상 시한(한국시간 26일 오전 5시30분)까지 죄수-인질 교환 협의가 안되면 모두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도 26일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됐던 우리 국민 8명이 석방됐다는 보도에 대해 "확인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국민이 석방되면 발표할 것"이라며 "피랍자들이 무장단체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서 우리 쪽으로 넘어왔다고 판단될 때 안전하게 귀환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민순 외교장관이 25일 피로감에 눈가를 만지고 있다. 역시 심각한 표정의 김장수 국방장관. ⓒ연합뉴스


노대통령-반기문총장 잇따라 아프간 대통령에 협조 요청

이렇듯 아프간 정부군의 포위 등 강력대응으로 풀려나던 인질이 재억류되는 등 상황이 악화되자, 노무현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은 아프간 대통령과 연쇄 전화회담을 갖고 아프간측에 유연한 대응을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26일 새벽 0시5분부터 20여분 동안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한국인 피랍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양 정상의 전화통화 사실을 전하며 "두 정상은 피랍자의 안전과 조기석방을 위해 최대한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통화에서 아프간측의 유연한 대응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25일(현지시간) 카르자이 아프간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한국인 피랍사건 해결을 위한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마리 오카베 유엔 부대변인은 이날 정오 브리핑에서 반 총장이 카르자이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가졌으며 현지 상황 파악과 지원방안 모색을 위해 유엔아프간지원단(UNAMA)과 계속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가에서는 탈레반 포로를 잡고 있는 아프간정부와 미군이 현금에 의한 인질 석방은 묵인하되 포로 석방은 절대로 할 수 없다는 강경입장을 보임에 따라 인질석방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어 사태 해결에는 미국의 전향적 태도가 무엇보다 요구되는 상황이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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