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질 예정인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과 '오렌지군단' 네덜란드 축구대표팀의 평가전은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에게나 대표팀의 주요 선수들 개인에게나 매우 중요한 경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핌 베어벡 감독은 이번 네덜란드전을 통해 유럽파 선수들이 포함되지 않은 대표팀으로 치러야 할 아시안컵에 대비한 전력구상을 실전을 통해 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경기다. 또한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당시 감독이 이끌던 네덜란드에게 0-5로 참패했던 아픈 기억을 이번 경기의 선전을 통해 씻어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번 대표팀에 포함된 유럽파 선수는 이동국(미들스브러), 이호, 김동진(이상 제니트)로서 이들 선수들은 오는 7월에 있을 2007 아시안컵에 출전 할 수 있다. 그러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트넘 홋스퍼), 설기현(레딩FC)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주전의 위치에 있는 선수들은 모두 부상으로 이번 네덜란드전은 물론 아시안컵 출전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따라서 베어벡 감독으로서는 이들 유럽파 에이스들의 공백을 메워줄 수 있는 대안을 강호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을 통해 찾아내야 한다. 특히 왼쪽 측면수비에서 이영표의 공백을 메워줄 대안과 불안한 수비라인의 보완 내지 개선책 마련은 최우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이번 네덜란드전이 열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적지 않은 수의 유럽의 스카우터들과 에이전트들이 직접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목적은 단 한가지. 한국의 선수들 중 스카우트할 만한 선수들이 있는지, 사전에 점찍어 둔 선수의 활약상을 직접 확인하겠다는 목적에서다.

특히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의 구단들로부터 이적제의를 받고 있는 조재진(시미즈 S펄스)은 이번 평가전을 통해 에레디비지행을 확정지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네덜린드 아약스 암스테르담, 위트레흐트, NAC브레다 등 구단으로브터 영입제의 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조재진은 현 소속팀인 시미즈의 난색표명에도 불구하고 네덜란드가 아니라 유럽 어디라도 진출하고 싶다는 입장을 피력한바 있다.

조재진처럼 사전에 구체적으로 영입제의를 받지 못한 선수라고 할지라도 이번 평가전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는 선수는 일단 유럽 에이전트의 관심선수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이번 평가전이 매우 중요한 경기라고 할 수 있다. 네덜란드와 같은 강팀과의 평가전에서의 활약도는 스카우팅 리포트에 긍정적인 평가를 올리는데 유용한 근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조기 유럽진출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박주영(FC서울)이 이번 대표팀에서 제외된 가운데 김치우(전남드래곤즈), 염기훈(전북현대), 이근호(대구FC) 등 젊고 패기넘치는 선수들이 네덜란드의 쟁쟁한 스타플레이어들에 맞서 펼치는 과감하고 신선한 플레이가 유럽리그의 스카우터들 또는 에이전트들의 눈에 들어올 경우 그들의 거취문제가 조만간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은 충분하다.

따라서 유럽파 에이스들 없이 아시안컵을 치러야 하는 베어벡 감독의 입장에서나 유럽리그 진출의 꿈을 키워가는 선수들 모두에게 이번 네덜란드 평가전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경기로서 이 두가지 요소가 팬들에게는 경기를 관전하는 재미를 배가시켜줄 수 있는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