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주된 대출처인 가계 및 중소기업 대출 신용도가 급속히 악화되는 등, 은행경영에 빨간불이 커졌다.

8일 한국은행이 국내 16개 은행의 여신총괄 담당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의 신용위험지수 전망치는 22로 작년 4분기 6에 비해 16포인트나 급등한 것으로 나타냈다. 이는 2004년 1분기 29 이래 3년 만에 최고치다.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는 2005년 4분기 0에서 지난해 1분기 9, 2분기 16으로 높아졌다가 3분기 9, 4분기 6으로 떨어졌다가 올 들어 급속히 높아졌다.

신용위험 전망지수가 플러스(+)면 신용위험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그렇지 않다는 응답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은행들의 가계 주택대출 태도지수도 작년 4분기 -9에서 올해 1분기에는 -34로 떨어져 전 분기 대비 25포인트나 하락했다. 이는 대출태도를 좀 더 신중하게 운영하겠다는 은행들이 크게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은행의 또다른 주요 대출처인 중소기업의 경우도 원고(高), 경기침체 심화 등의 요인으로 신용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지난해 4분기 9에서 1분기 19로 10포인트나 높아졌다. 반면에 대출태도지수는 22에서 13으로 낮아져, 향후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줄일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천문학적 현금을 보유해 은행 대출을 기피하면서 은행의 주된 대출처는 가계와 중소기업이었고, 아파트값 폭등 등에 따른 가계대출 수요 증가로 은행은 지난 수년간 절대호황을 누렸었다"며 "그러나 최근 은행가에서는 '지난해가 마지막 호황이었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