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산 128개 품목 보복관세 강행
미국의 1300여개 품목 발표되면 '2차 보복' 예고, 무역전쟁 가열
중국 재정부는 국무원 비준을 거쳐 산하 관세세칙위원회가 2일부터 돼지고기와 과일 등 미국산 수입품 128개 품목에 대해 고율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중국 발표에 따르면, 돼지고기 등 미국산 수입품 8개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를 25% 인상하고 과일, 말린 과일, 견과류, 인삼, 와인 등 120개 수입품에 대해서는 15%의 관세가 부과된다. 미국이 중국 등의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5%의 관세를 부과하자, 앞서 지난달 23일 예고했던 128개 품목에 대한 30억달러 보복관세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이날 중국이 발표한 농축산물은 지난 대통령선거 때 트럼프 대통령이 몰표를 받았던 '팜 벨트'(농장지대·Farm Belt) 주(州)들에서 주로 생산되는 품목들이어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치르는 트럼프를 압박하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재정부는 "미국의 '232조' 조사 결과에 따른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하고 안보 예외규정에도 부합하지 않아 중국의 이익을 엄중히 훼손했다"며 "미국의 조치가 중국에 끼친 손해에 대해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이러한 조치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이처럼 이번 조치가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에 대응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보복관세에 국한된 대응임을 분명히 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500억∼600억달러대 중국산 수입품에 25% 고율관세를 물릴 경우 추가 보복을 단행할 것임을 경고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트럼프의 행정명령에 따라 25% 고율관세를 물릴 1천300여개 품목을 정하는 절차를 진행중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현재 미국은 인공지능(AI), 로봇, 양자컴퓨터 등 '중국제조 2025' 관련 산업을 정조준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의 이번 보복관세 조치는 미국산 수입품 일부에 대해서만 적용됐으며 대두(메주콩) 등 수입량이 많은 품목은 이번 조치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 향후 미무역대표부가 보복관세 품목을 발표할 경우 미국 생산 대두의 3분의 1을 수입하는 중국이 대두 등에 대한 추가보복도 할 것으로 내다보는 등 미중 무역전쟁이 가열될 것으로 전망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