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300개 中품목 보복관세. 무역전쟁 격화
중국 10대 첨단산업 집중 견제. 중국 '2차 보복관세' 경고
이날 품목 발표는 중국 정부가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미국산 수입품 128개 품목에 대한 보복관세 조치를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어서, 미중 무역전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중국은 미국이 1천300개 품목을 발표하면 추가 보복관세로 맞대응하겠다고 경고해 왔다.
미무역대표부(USTR)가 이날 발표한 목록은 특히 중국의 10대 핵심산업 육성 프로젝트인 '중국제조 2025'에 들어있는 첨야분야를 정조준했다.
구체적으로는 고성능 의료기기, 바이오 신약 기술 및 제약 원료 물질, 산업 로봇, 통신 장비, 첨단 화학제품, 항공우주, 해양 엔지니어링, 전기차, 발광 다이오드, 반도체 등이 포함됐다.
이밖에 TV 부품, 식기세척기, 제설기, 카세트 플레이어 일반 공업 제품까지 25%의 고율관세를 부과토록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의 관세 목록은 중국이 우위를 차지하려는 기술을 겨냥했다"고 분석했다.
USTR은 이날 홈페이지에 공개한 성명에서 "기술 이전, 지적재산권과 관련된 중국 정부의 행위·정책이 부당하거나 차별적이며 미국 산업에 제한을 가한다고 판단했다"며 "USTR은 관세 부과 대상 목록은 부처간의 집중적 분석을 근거로, 미국 경제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결정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발트 3국 정상들과 회담한 자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단한 사람이고, 나는 그에게 굉장한 경의를 표한다. 내 인생에서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가장 좋았던 이틀도 중국에서 보낸 시간"이라면서도 "중국에 대한 무역적자를 완화하기 위해 심각하게 매우 실질적인 무언가를 해야만 한다"며 보복관세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쪽 대표자들, 솔직히 말하면 전임 대통령들을 탓하고 싶다"며 "연간 5천억달러(약 528조원)의 적자는 우리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다시 말하건대 중국과의 관계는 매우 좋고 앞으로도 그 방향으로 유지해 갈 생각이지만, 재협상을 할 것이다. 연간 5천억 달러의 적자를 그대로 놔둘 순 없다"며 "지적 재산권 도둑질 문제도 있다. 이는 연간 2천억∼3천억 달러 언저리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특정 국가들에 대해 무역 문제와 관련해 무언가를 해야 하며, 적자라는 관점에서 명백히 중국이 그 선두에 있다"며 "역사상 한 나라가 다른 나라에 그런 짓을 한 적이 없다. 우리는 지난 25년여 동안 중국의 재건을 도왔다"고 강변하기도 했다.
이같은 미국의 대규모 보복관세에 중국은 미국 생산량의 3분의 1을 수입하는 대두(메주콩)을 비롯해 미국산 자동차, 항공기 등에 대한 '2차 보복관세'를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최후의 수단으로 1조1천700억달러(1월말 현재)에 달하는 보유 미국채권의 매각도 경고하고 있어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세계경제에 어두운 먹구름이 드리워지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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