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한길 난동 방치' 국힘 뒤늦게 징계 착수
안철수 "전한길 제명해야" vs 장동혁 "전한길 악마화 말라"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긴급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어제 개최된 합동연설회를 방해한 전 씨의 행위에 대해 대구시당·경북도당에서 행사 및 업무 방해에 대한 중앙당 차원의 엄중 조치를 요청했다"면서 "이에 따라 중앙윤리위원회가 전 씨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서울시당 윤리위에서 그동안 진행됐던 전씨에 대한 조사는 당으로 이첩됐다. 서울시당 윤리위는 전씨의 입당 승인과 관련, 전씨의 과거 발언과 행보가 당의 정강·정책에 부합하는지를 조사하고 있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조속한 윤리위 소집을 요구하면서 "더 이상 전대 과정에서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속히 결론을 내려달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처럼 뒤늦게 징계절차 착수를 지시한 것은 전날 전씨가 전당대회장에서 탄핵에 찬성한 조경태 대표 후보,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 등에 대해 "배신자"라고 비난하는 등 대회장을 난장판으로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치한 데 대한 찬탄 후보들의 반발과 당 안팎의 비판여론이 비등한 데 따른 늑장대응인 셈이다.
안철수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전한길, 미꾸라지 한 마리가 사방팔방을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 어제 전한길은 우리 당을 접수하러 온 것처럼 기고만장하게 후보 대기실 앞까지 장악하며 인터뷰를 하고, 기자 비표까지 수령해 전당대회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며 "송언석 비대위원장과 선관위는 어제 벌어진 전한길 논란에 대해 당무감사를 실시하고, 전 씨를 제명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경태 후보 역시 페이스북에서 "누가 배신자인가! 국가의 주인인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누다가 파면된 자,정통보수를 말아먹은 자, 그를 옹호하며 국민의 힘을 나락으로 빠뜨리는 자, 그들이 배신자지 누가 배신자란 말인가!"라고 반박하며, 전씨를 비롯해 통일교, 신천지, 전광훈제일교회에서 가입시킨 국힘당원들의 출당을 촉구했다.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도 페이스북에서 "윤석열과 절연하는 게 배신자냐? 계엄의 흑역사와 단절하는 게 배신이냐"면서 "우리 당을 망치고 불법계엄으로 정권을 이재명에게 헌납한 윤석열과, 그를 추종하는 윤어게인 세력들이 진짜 국민의 '배신자'다. 윤어게인 세력 극우들에게 표를 구걸하는 전당대회 후보자들이야말로 우리 당원들의 진짜 '배신자'"라고 질타했다.
반면에 친윤 장동혁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전한길 한 사람을 악마화하고 극우 프레임으로 엮으려는 시도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공격 대상은 내부가 아니라 밖에 있어야 한다"며 전씨를 감싸고 나섰다.
김문수 후보도 "어제 당이 일부 인사에게만 경고 조치를 내린 것은 명백히 미흡했다. 균형 잡힌 대응이 없다면 분란과 갈등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커질 것"이라고 '양비론'을 펴면서 우회적으로 전씨를 엄호했다.
이같이 상반된 대응을 볼 때, 김문수, 장동혁 후보 등 반탄 세력이 오는 22일 전대회에서 당권을 쥘 경우 전한길 징계는 흐지부지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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