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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비대위 "택배노동자 삶은 현대판 노예"

열흘째 파업, "교섭 안나서면 투쟁 확대"

수수료 인상과 페널티 제도 철폐를 요구하며 열흘째 파업 중인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들이 13일 사측에 즉각적인 공개교섭을 요구하고 나섰다.

CJ대한통운 비대위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연맹, 민주통합당 은수미, 장하나 의원 등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유하고 협박하고 불법으로 대체수송을 하는 것으로는 들불처럼 일어나는 택배노동자의 분노를 잠재울 수 없다'며 "CJ대한통운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대위가 요구하는 교섭에 즉각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들의 파업은 지난 3월 사측이 수수료 단가를 880~950원에서 800~820원으로 강제 인하하고 10여가지가 넘는 패널티 적용 조항을 제시하면서 시작됐다.

비대위에 따르면, 사측은 '패널티 제도'를 통해 택배노동자들의 귀책 사유라고 보기 어려운 물품 허위등록이나 임의반송 등 고객들의 실수나 전산오류로 인한 지연 등에도 많게는 10만원에서 적게는 100원을 물게 했다. 또 배송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 책임을 100% 택배노동자에게 지워, 전국 곳곳에서 자신의 실수가 아닌데도 직접 고객에게 배상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 8년간 인하된 배송수수료를 또 다시 인하한 것도 택배노동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CJ택배와 대한통운의 통합 이후 사측이 종전보다 8%가까이 수수료를 내리면서 당장 택배노동자들은 배달수량의 변화 없이 수입이 10% 이상 줄었다.

그 결과 주6일근무, 일 15시간 30분 근무를 기준으로 3천400여개의 동일문량을 운송할 때 종전에는 200여만원의 수입을 얻을 수 있었지만 현재는 170여만원에 그치고 시급 역시 최저임금에 못미치는 4천392원으로 감소했다.

비대위는 "CJ대한통운은 2012년 매출 6천249억원, 영업이익 326억원으로 지난 7년간 매출은 3.6배, 영업이익은 8배를 증가했지만 배송수수료는 계속 동결 내지 인하했다"며 울분을 토했다.

비대위는 또 "'을'인 택배노동자는 '갑'인 CJ대한통운에 어떤 불만을 제기해도 계약해지를 당해야 하고 5명 이상이 모여 모임을 만들어도 잘릴 각오를 해야 한다"며 "택배노동자는 죽도록 일하고 남는 건 관절염과 벌금, 불평등 계약서 뿐이다. 현대판 노예의 삶이 바로 택배노동자의 삶"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업 이후 사측이 노동자들에게 회유와 협박을 지속적으로 가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택배노동자 윤 모씨는 "사측에서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에게 손해배상, 고소 등으로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겠다고 말하고 있다"며 "나 역시 회사가 신상명세서와 등본을 접수하며 씨를 말리겠다고 나서, 친한 직원들이 아파트 명의를 옮겨놓으라고 조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봉주 공공운수연맹 화물연대 본부장은 "이번 파업은 특수고용노동자로 의무는 있되 권리는 없는 노동기본권 사각지에대 몰려있는 노동자들이 '갑'의 일방적 횡포에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며 "CJ대한통운이 공개 교섭에 나서 빠른 시일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화물 단위 본부는 의결단위를 거쳐 중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하나 의원은 "CJ대한통운은 참지 못한 노동자들이 차량에 규탄 현수막을 붙였다는 이유로 강제로 물량을 하차시키고 이들을 퇴출시켰다"며 "이런 자세는 남양유업의 밀어내기를 떠오르게 한다. 그들의 폭언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비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에 이어 오후 2시에는 여의도에서 1천여명의 노동자들이 참가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배송수수료 인상 △페널티제도 철폐 △사고처리 책임전가 금지 △편의점 집하 마감시간 15시로 조정 △반품 배달수수료 상향 조정 △대리점 보증인제도 폐지 13개 요구안에 대한 성실교섭을 거듭 촉구했다.

비대위는 이날 결의대회 이후에도 사측이 교섭에 나서지 않을 경우, 민주노총과 연대해 전면적인 투쟁 확대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사측은 이들의 파업에 맞서 '자가용 유상 운송' 등 대체 차량을 투입하는 등 여전히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어 파업 사태의 장기화가 불기피할 전망이다.
최병성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4 0
    빨리 사퇴 뿐.

    그네는 혼수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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