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은 15일 "줄곧 재벌 대기업의 입장을 대변한 한만수 이대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내정한 것은 이제 더 이상 박근혜 정부에서는 경제민주화 실현을 기대할 수 없으며 이는 경제민주화 포기의 결정판"이라고 질타했다.

경실련은 이날 논평에서 "시대적 화두인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고 재벌의 불공정거래 행위 근절을 통한 공정한 시장경제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경제검찰인 공정거래위원회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경실련은 "한만수 내정자는 과거 삼성의 편법 경영권 승계 논란에서 제기된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사건 당시 삼성 측 변호인으로 활동한 바 있고, 이 밖에도 현대자동차, 삼성물산, 삼성증권, 하나은행 등 재벌과 대기업을 변호하며 승승장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며 "경제민주화와 정반대의 삶의 길을 걸어온 사람을 공정위 위원장으로 직접 내정한 박 대통령은 과연 대선 때 공약으로 내세웠던 경제민주화에 대한 실천 의지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경실련은 "공정거래위는 경제검찰로 재벌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을 견제하고 불공정거래를 감시함을 통해 공정한 시장경제질서를 세우는 기관이다. 따라서 재벌 대기업뿐만 아니라 이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대형 로펌들과도 부딪힐 수 밖에 없다"며 "결국 근무했던 로펌과 변호사들과의 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과거 공정거래위원장을 로펌 출신 인사로 내정하는 것은 전례조차 찾을 수 없다"고 탄식했다.

경실련은 "박 대통령은 경제민주화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다"며 "이미 인수위 국정과제에서 경제민주화 용어가 빠져 한 바탕 홍역을 치루며 경제민주화가 후퇴된 것이 아니냐는 국민적 의구심이 커진 이 때 경제민주화 이행과 걸맞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정반대의 길을 걸어온 인물을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내정하는 것은 국민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한 내정자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