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朴이 고공농성장 찾으면 정말 싸우기 힘든 상대"
"우리는 51%를 너무 몰랐다"
31일 <한겨레>에 따르면, 정 전 의원은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북촌의 한 찻집에서 가진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한 뒤 "우리로선 뼈아프지만 그렇게 하길 바란다”고 박근혜 당선인에게 진정성 있는 대통합 행보를 주문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기원하는 게 진심이냐고 묻자 “진심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박근혜 당선인이 집권하니까 이민을 가겠다거나 실정을 바라는 것은 어리석은 태도다. 박 당선인의 성공에 국민들의 삶이 달려 있다. 진심으로 성공하길 바라고, 그들이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다 실현해 국민들이 행복하다면 다음 선거에서 져도 상관없다. 우리(민주당)는 나름대로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48%의 지지를 얻은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해 “선전했다”고 평가하면서도 “48%가 정말 우리 표인가. 민주당이 언제 48%의 지지를 얻어봤나. 우리가 이 지지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민주통합당 의원 한명 한명이 내가 잘못했다고 반성해야 하는데, 겉으로는 반성한다고 하고선 안에서는 서로 남 잘못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문 후보를 지지한) 48%를 지키는 것은 반성이고, (박 당선인을 지지한) 51%에게 다가가는 것은 공감”이라는 말도 했다. “박 당선인을 찍은 50대는 6월 항쟁 때 넥타이 부대였고, 2002년 노무현을 찍었던 사람들이다. 혹시 우리 사회가 그 세대를 존중하지 않고, 지금 있는 곳에서 나가라고 하지 않았는지 뼈아프게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51%를 너무 몰랐다.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복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야권의 패인으론 “지난 5년간의 실정을 심판하려면 전선을 넓혔어야 했다. 의원들 한명 한명이 대선 후보만 따라다닐 게 아니라 자기 분야에서 싸워야 했다. 정리해고, 비정규직, 환경, 물가, 양극화, 교육, 등록금 등으로 전선을 넓히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과 정권은 노동자들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한다. 노동자 탄압이 21세기 방식으로 진화한 것이다. 반면 투쟁의 방식은 아직 그대로다. 상대가 정말 난감하게 생각하는 투쟁의 방식은 쌍용차 해고자를 상담하는 ‘와락’의 활동이나 재능기부, 문화공연 같은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투쟁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BBK 주가조작 의혹 폭로에 대해 “전혀 후회하진 않지만, 다시 맡는다면 더 잘하고 싶다”며 “당시엔 잘못이 있다고 말하는 것에만 급급했다. 하지만 BBK는 너무 어렵고 복잡한 사안이었다. 듣는 사람들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얘기했어야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 나꼼수를 했다. 비판하는 국민이 많아지면 정부는 절대 엇나갈 수 없다. 물론 나꼼수의 여러 한계가 있지만, 기존 언론이 다루지 않은 것을 쟁점화했다는 점에서 대안언론의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자신의 향후 행보에 대해선 “좁은 의미의 정치를 못할 뿐, 넓은 의미의 정치는 계속할 수 있다. 내년 1월에 책을 출간할 계획이고, 지역에서 시민사회기구를 만들어 공익적인 일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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