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경제민주화 할 사람 새누리엔 없고, 민주도 몇 안돼"
"총선때 2명 추천했는데 아무도 안돼 몹시 화 났었다"
김 위원장과 친분이 두터운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은 29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총선 직후 김 위원장을 만났을 때 들은 얘기를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에 경제민주화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후보 2사람을 추천했는데 아무도 공천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몹시 화가 났었다“고 말했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
박 의원은 "김종인 박사의 말처럼 진정한 경제민주화를 위해선 여야가 손을 맞잡고 헤쳐 나가야한다. 그런데 과연 그렇게 함께 노 저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라며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다음은 박 의원의 글 전문.
새누리와 박근혜후보가 말하는 경제민주화
지난 총선 때 박근혜 후보 옆에는 앉아 있었지만 김종인 박사가 많이 외롭고 추워 보인 적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새누리당에서 경제민주화 이슈가 불거져 나올 때 그랬다.
결국 그렇게 추워보이던 김종인 박사는 비상대책위원을 사임하고 잠시 새누리를 떠나있었다.
그 후 몇 차례 김종인 박사를 만나 다가올 대선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교환한 적이 있다. 김박사는 다가올 대선에서 경제민주화이슈를 선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그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새누리당에는 없고 민주당에도 몇 사람 되지 않는다며 지난번 공천 때 이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새누리당에 공천되지 못한 것을 매우 아쉬워했다.
요즘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 이슈를 가져가기 위해 참 열심이다.
박근혜 후보의 수락연설에서도 그 점이 강조돼있다. “경제민주화가 국민행복의 첫걸음이다.” 라고 했다.
국민이 행복하기위해선 우선 서민이 행복해야 한다. 서민의 행복을 위해선 서민이 무엇에 아파하는지를 알아야한다. 그것이 경제 민주화의 요체다.
과연 박근혜 후보는 경제민주화를 실천할 수 있을까?
다시 김종인 박사와 나누던 대화를 떠올린다.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에 경제민주화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후보 2사람을 추천했는데 아무도 공천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몹시 화가 났었다.“
김박사의 말은 지금 박근혜 후보를 둘러싼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원내를 이끌어가는 이한구 대표는 대우경제연구소 출신이다. 그는 늘 김종인박사와 동문서답을 한다. 경제민주화 이슈에 관해선 불협화음의 원천이기도하다. 그의 배경에는 늘 재벌, 결국은 몰락한 재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최경환의원은 친재벌 정책을 폈던 MB정권에서 지식경제부장관을 지냈다. MB정권에서 장관을 지냈다는 사실이 더 이상의 긴 설명을 불필요하게 한다. 재벌들이 대주주로 있는 한국경제신문에 몸을 담았고 특정재벌과 박근혜 캠프와의 소통의 창구로도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삼성 이건희 회장과 초등학교동기이면서 중앙일간지 출신인분, 재벌의 고문직을 맡다가 복귀한분, 특정재벌의 임원을 했던 분 등등 ... 박근혜 캠프의 얼굴들은 우리나라 재벌과 어쩌면 그리도 골고루 연분이 있는 분들이 한분씩 자리하고 있는지….
물론 재벌과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경제민주화를 추진함에 있어 예견되는 잇단 재벌과의 마찰을 이겨낼 강단이 있는 사람을 찾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재벌과의 싸움은 검찰과의 싸움만큼 힘들고 외롭다.
그래서 대부분 재벌개혁, 검찰개혁을 외치다 지치고 스러진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가 지금까지 외친 경제민주화가 말뿐이거나 그 실적이 미미한 것,그리고 박근혜 후보가 최근 경제민주화관련 입법과 토론을 하는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국익을 생각하지 않는 자세"라고 경고성 발언을 한 것 그 모두는 집요한 재벌의 로비가 이제 또 그 캠프에 스멀스멀 피어나는 안개처럼 스며들기 시작했다는 것일 지도 모른다.
적어도 경제민주화를 말하려면 MB정권하에서 국민적 합의 없이 재벌특혜를 위해 날치기 통과된 경제관련 법들을 되돌릴 수 있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금산분리의 기초가 되는 금융지주회사법 등 재벌에게 특혜를 주어 결과적으로 세금을 덜 내게 하는 각종 법안들이다. 그러나 박근혜 후보는 MB정권의 친재벌 정책의 법에 대부분 찬성표를 던졌고 여기에 대해 늘 침묵해 왔다.
박근혜 후보는 최근 민주통합당의 경제민주화관련 공동 법안 발의 요청에 진정성 있는 태도로 해야 한다.
지난 총선 때 새누리는 경제민주화 관련법안, 복지법안을 총선용 표를 의식해 그동안 민주당이 해왔던 일들을 복사하기 시작했다.
대선을 앞두고 그 패턴은 지금 다시 반복되고 있다. 반값등록금이 그 대표적인 예다.
사학재단을 투명하게하기위한 사학법을 온몸으로 저지하던 박근혜 후보가 젊은이들의 표를 의식해 뜬금없이 반값등록금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진정성을 의심받기에 충분하다. 사학에 대한 원칙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대로 된 반값등록금대책은 나오기 힘들기 때문이다.
경제민주화법안도 철학이 없는 상황에서는 대선용 표 얻기에 그칠 확률이 크다.
김종인 박사의 말처럼 진정한 경제민주화를 위해선 여야가 손을 맞잡고 헤쳐 나가야한다. 그런데 과연 그렇게 함께 노 저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우리는 노무현 정권, MB 정권을 통해 대통령후보도 중요하지만 대통령주변의 사람들이 어떤 인생을 살아왔고 어떤 가치와 철학을 중시하는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느껴왔기에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대통령후보와 그 주변사람들을 더욱 세심하게 들여다 봐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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