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노조 협박과 폭력" vs 이남호 "모욕 마라"
배 "조직내에 공포 분위기 감돌아" vs 이 "시청자 팔지 마라"
업무 복귀후 SNS 등에서 비판의 대상이 된 배현진 앵커는 29일 MBC인트라넷 자유발언대에 올린 글을 통해 지난 2월 선배 아나운서와 만났더니 파업에 소극적인 자신에게 선배가 "“오늘 화가 나서 부른 거다. 우리가 옳은 일을 하는 것이다. 대의를 위해 사소한 거짓말이나 작은 진실은 덮고 넘어가야 할 때도 있다. 어쩔 수 없는 희생이다. 계속 이런 식이라면 너 같은 아이는 파업이 끝난 뒤 앵커고 방송이고 절대 못하게 하겠다. 어떻게든 내가 그렇게 하겠다”고 협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배 앵커는 더 나아가 "한 달 두달 월급을 못 받고 상황이 악화 될수록 조직 안에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공포 분위기가 감돌았다"며 "아나운서 노조원 사이에서도 투쟁 동력을 떨어뜨릴만한 행위가 이의제기가 서로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때로 불성실한 후배를 다잡기 위해 공공연한 장소에서 불호령을 내리거나 심지어 폭력을 가하는 믿기 힘든 상황도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배 앵커와 연차가 같은 이남호 기획취재부 기자는 즉각 블로그에 올린 반박 글을 통해 "노조의 총파업 돌입을 결의하면 노조원은 따르는 게 순리입니다. 말그대로 노조원이니까요. 아니라면 노조를 탈퇴하면 될 일이지요"라며 "마치 배현진 씨가 처음에 제대로 생각도 안하고 파업에 들어갔던 일을 상황이 그래서 어쩔 수 없었다는 식은. 언론인이 보일 자세는 아닌 것 같군요. 비겁합니다"라고 질타했다.
그는 또한 폭력과 협박설에 대해서도 "도대체 어느 선배를 이야기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 선배가 그랬다고 칩시다. 그러나 왜 그 선배와 노조가 동일시 되어야하는지 모르겠다. 굳이 파업이 아니라 일상 업무 중에도 선후배간 트러블은 빈번한 일. 때로는 그게 납득이 안갈 때도 있지만 그건 드러내놓고 해결하면 될 일"이라며 "그것이 마치 노조가 그런 지시를 내린 것처럼 쓰신 것은 대단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는 "폭력 행사가 있었다는 부분은 도대체 누가 어떻게 했다는 건지. 저는 배현진씨와 같은 연차지만 이번 파업을 겪으면서 한번도 그런 일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며 "그런 일이 있었다면 인사위에 부치든 형사적 처벌을 하든 해결책을 찾으시기 바란다. 이런데서 이런 식으로 언급해서 그게 마치 노조 전반의 문화인 것처럼 악용하시지 말고"라고 일갈했다.
그는 "제발 부탁하는데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시청자를 끌어들이지 마십시오. 시청자는 '봉'이 아닙니다"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다음은 배 앵커와 이 기자의 글 전문.
배현진 앵커가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전문
103일간의 파업 후, 노조 탈퇴,
방송에 복귀한 후 동료들이 SNS상에 남긴 멘션들이 여럿 기사화 되었습니다.
저는 분명, 개인적인 고민과 결단에 의해 현업에 복귀하겠다 밝혔을 뿐인데 제 의지보다 더 폭넓은 해석과 의미를 부여하신 듯 합니다.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셨던 그 간의 제 고민에 대해 정직하게 밝히는 글입니다.
말씀드리지만 일련의 상황을 낱낱이 이야기 하며 제 결정을 다시 설명해야 하는 상황 자체는 안타깝습니다.
● 파업 참여 과정, 뉴스 하차는 상황에 따른 불가피한 수순
지난 1월 25일 수요일, MBC 보도국 기자회는 보도국장과 보도본부장의 퇴임을 요구하며 사흘간의 제작거부 농성에 돌입했습니다. 뉴스 파행이 예상되는 비상상황에서 보도국 편집부는 수목금, 평일 뉴스데스크를 15분으로 줄이기로 결정했습니다. 뉴스 시간 단축에 따라 co-anchor 에서 one-anchor로 대체 운영하기로 했고 당분간 제가 뉴스에서 빠지기로 협의했습니다. 그런데 보도국 제작거부 농성 첫 날 SNS상에는 ‘사측이 배현진 앵커를 강제 하차 시켰다는 MBC 노조발 멘션이 활발히 리트윗 되고 있었습니다.
사실이 아니었기에 노조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문의했습니다. 당시 전화를 받은 이용마 노조홍보국장은 “ 몰랐다 미안하다. 확인 후 이름을 지워주겠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무수히 RT가 되어버린 뒤였습니다. 모르는 사이 사측으로부터 탄압받은 여자 앵커가 되었고 ,이용마 국장에게는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것에 제 이름 석자를 동원하지 않아주셨으면 하고 당부 드렸습니다.
그리고 사흘 뒤 토요일, 노조는 ‘1월 30일 월요일 06시부로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의했습니다. 총파업 찬반 투표는 제작거부 기간 중 함께 진행되었고 결과는 이러했습니다.
전체 노조원 939명 중 783명이 투표해 533명 찬성, 15명 무효, 235명 반대 69.4%로 찬성 가결. 이전 파업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찬성률이었지만 이미 ‘가결’된 사안이었기에 원칙대로 파업에 돌입해야 했습니다. 물론 제작거부 기간이었기 때문에 뉴스 잔류, 하차 여부를 선택할 기회와 겨를은 없었습니다. 이것이 당초 제 거취를 택할 수 없었던 이유입니다.
● 배현진, 왜 무엇을 고민하게 됐나
저는 뉴스 앵커로서 편집회의에 참석하고 아이템 결정과정에 참여하고 앵커 멘트를 직접 작성합니다. 적어도 저희가 외압에 굴복해 불공정 보도를 했다면 ‘그냥 그런 것 같다. 마음에 안 든다’ 정도가 아니라 ‘어느 날, 어느 뉴스’ 등의 실증적인 사례를 들어 사죄드려야 합니다. 다소 늦었더라도, 노조 지도부의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해야하는 지, 9 시 뉴스데스크의 제작 현장에 있었던 제 경험에 비춰 파업의 명분을 재검토 해야 하는 지 확실히 해야 했습니다. 예컨대 파업의 시점과 파업 돌입의 결정적 사유에 대해서 충분히 설득되지 않은 채 그저 동원되는 모양새는 수긍할 수 없었습니다.
선배들께서는 ‘입사 후 고속으로 뉴스데스크 앵커 자리에 앉다보니 할 필요 없는 걱정까지 한다. 생각을 간단히 하라. 여자들은 군대에 다녀오지 않아서 조직의 생리를 모른다. 그냥 따라와라’며 저의 고민을 일축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파업이라는 최극단의 선택을 100% 이해 못하는 동료들을 많이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입사 5년 차이고, 파업은 네 번째입니다. 연이은 파업 피로를 덜기 위해 많은 문화행사가 기획됐고, 마치 대학 축제 같은 즐거운 파업 분위기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먼저 황급했던 파업돌입의 이유 등을 공유할 만한 장이 마련됐어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 우리의 정치적 중립성에 관하여-
조심스러운 이야기입니다. 지극히 제 개인적 생각임을 먼저 밝힙니다.
적극적인 집회 참석을 유보해오던 중 아나운서 동료가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동료들은 큰 충격과 박탈감에 휩싸였습니다. 그 누구도 더 이상 여지를 줄 수 없다는 분위기가 조성됐습니다. 제게도 집회에 성실히 참여해 달라는 압박이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집회에 나가도 마음이 어지러웠습니다.
야당 측 국회의원과 진보 진영의 저명인사들이 차례로 초청되었고 이른바 소셜테이너로 알려지며 여러 번 정치적 성향을 밝혀온 연예인들이 방문해 파업을 독려했습니다. 초청 인사들의 말씀은 모두 지당한 말씀이었습니다. 공정방송을 지향하기 위해 언론 독립이 이뤄져야 한다. 이 사실에 누가 이의를 달겠습니까. 그러나 비단 ‘진보 인사’이기 때문이 아니라 ‘공정방송’과 ‘완벽한 언론 독립’을 기치로 내건 우리였기에 여야를 막론하고 한 쪽 진영의 인사들에게 무게가 실리는 듯한 모습은 다소 위태롭게 느껴졌습니다.
집행부인 한 아나운서 선배를 통해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실책에 대해 통렬히 반성한 것이라면 다시 일어서는 것도 반드시 스스로여야 한다. 특히 정치적인 힘을 빌리거나 특정 진영과 함께 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선배의 대답은 제 의도를 비껴갔습니다.
“보수진영 정치인이나 저명인사들이 우리 파업에 지지의사를 보내준다면 당연히 초청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서 못 부르는 것일 뿐”
진보건 보수건 간에 ‘이미 자립 의지를 잃은 것인가. 허탈했습니다. 4.11 총선 후 노조의 행보는 이전에 비해 고요했습니다. 여기저기서 야당의 총선 패배로 노조가 소위 멘탈 붕괴 상태라는 식의 소문이 돌고 돌아 제게도 들어왔습니다. 물론 노조는 곧 사실무근이라며 공식 반박했습니다. 정말 소문이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언론인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정치적 의사 표현과 참여는 오로지 유권자로서 선거와 투표를 통해서만 가능한 것입니다. 저는 우리의 파업이 이 무게 중심을 잃고 있지 않나 우려됐습니다.
● 선배의 엄포, 진실의 무게는 과연 잴 수 있는가 의문
아직 찬기가 가시지 않은 2월의 마지막 날, 모 아나운서 선배와 여의도 모처에서 만났습니다.
이미 많은 선배들이 파업에 적극 참여하지 못하는 저를 염려했었기에 같은 이유시냐 물었습니다.
“선배님 저 혼란스러워서 제 이름과 얼굴 걸고 당당히 참여하기 힘듦니다. 뉴스 앵커고 공명선거 홍보대사인데 정치적 색채를 가진 구호를 외치거나 그런 성격의 집회 자리에는 갈 수 없습니다. 그리고 노보에 사실확인이 명확히 되지 않은 채 실리는 내용들도 영 마음에 걸립니다.
“오늘 화가 나서 부른 거다. 우리가 옳은 일을 하는 것이다. 대의를 위해 사소한 거짓말이나 작은 진실은 덮고 넘어가야 할 때도 있다. 어쩔 수 없는 희생이다. 계속 이런 식이라면 너 같은 아이는 파업이 끝난 뒤 앵커고 방송이고 절대 못하게 하겠다. 어떻게든 내가 그렇게 하겠다”
“그런 논리라면 계속해서 진정성에 의심 갖는 제가 이쯤에서 더 귀찮게 묻지 않고 그만 두는 게 맞겠네요”
“...... 그건 안돼. 그렇게 되면 노조가 안 된다. 그리하겠다면 지금 내가 무릎 꿇고라도 말려야 한다. 휴......그만 가자. 소화 안 된다”
만남은 아무 소득없이 이렇게 끝났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진실이란게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것으로 나눠 말할 수 있는 것일까요.
묻고 싶습니다. 공정이라는 대의를 쟁취하자고 수단이 거짓이어도 된다는 건 제 상식으론 납득이 되지 않습니다.
● 이해하기 힘든 동료간 인신 공격. 어떻게 가능해졌나
사상 유례없는 끝장 파업. 최장 파업 기록 갱신.
한 달 두달 월급을 못 받고 상황이 악화 될수록 조직 안에 말로 표현하기 힘든 공포 분위기가 감돌았습니다.
방송에 복귀한 뒤 <원래 행태>,<뒤통수를 치는 구나>또는 <두고두고 후회할 것> 등 자극적인 SNS 멘션들이 같은 회사 동료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도 이런 불안한 심리 상태의 방증이라 생각합니다.
아나운서 노조원 사이에서도 투쟁 동력을 떨어뜨릴만한 행위가 이의제기가 서로 불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때로 불성실한 후배를 다잡기 위해 공공연한 장소에서 불호령을 내리거나 심지어 폭력을 가하는 믿기 힘든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민주적 절차를 실천해야 할 노조 내에서 절대로 목격되어선 안 되는 장면이었습니다. 저 아닌 누구라도 어떤 일에 참여의 의미가 없다 판단될 때 언제든 그만 둘 수 있는 것, 그리고 그 결정을 존중하는 것, 아파도 이것이 민주주의라 생각합니다. 누구도 다른 사람의 생각을 가두거나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함께 고쳐나가자는 건강했던 마음이 일부 변질되고 있다고 저는 판단했습니다.
● 마지막 고백과 약속
저 또한 바른 방송인, 바른 언론인의 화두를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파업 내내 고민한 것입니다. 다수가 속한 조직에서 나오겠다는 결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파업은 언젠가 끝납니다. 상황을 지켜보며 눈치껏 참여하다보면 더 환영받으며 복귀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점점 더 의의를 잃어가고 있는 제가 눈치 보는 것 또한 비겁이라 생각했습니다.
자기 소신에 의해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분들의 뜻, 존중합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제 신분은 비노조원인 MBC 아나운서입니다. 노조에서 나왔다고 어느 정권 편이니 사측이니 하며 편을 가르려는 시도, 그 의도 매우 불쾌합니다.
여전히 제게 가장 준엄한 대상은 시청자뿐입니다.
진정성 있는 대의명분과 정당한 수단을 이 두 가지가 완전히 충족되지 않는 한 두려움 등 그 어떤 이유로도 자리를 비우지 않을 것입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MBC 이남호 기획취재부 기자가 블로그에 올린 글 전문
배현진씨에게
배현진씨가 무슨 고민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지금 올린 글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배현진씨가 그 때 올렸던 글은 아무런 내용도 담고 있지 않고 뉘앙스만 흘리는 말이었습니다. 도대체 어디에 개인적인 고민과 결단이 담겼는데 다른 사람들이 더 폭넓게 해석을 했다는 건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배현진씨가 올린 글을 되짚어야 하는 상황 자체는 저도 안타깝습니다.
-파업참여 과정, 불가피한 수순?
노조의 총파업 돌입을 결의하면 노조원은 따르는 게 순리입니다. 말그대로 노조원이니까요. 아니라면 노조를 탈퇴하면 될 일이지요. 이전에 이미 뉴스를 하차해서 어쩔 수 없었다는 식도 말이 안됩니다.
앵커가 아니면 사원이 아닙니까? 그냥 출근하면 됩니다. 마치 배현진 씨가 처음에 제대로 생각도 안하고 파업에 들어갔던 일을 상황이 그래서 어쩔 수 없었다는 식은. 언론인이 보일 자세는 아닌 것 같군요. 비겁합니다.
그리고 현저히 낮은 찬성률 운운할 필요는 없습니다. 마치 배현진씨와 같은 생각을 가진 노조원들이 지금 억지로 파업에 끌려가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고 싶으신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이제 파업은 노조가 억지로 끌고갈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그야말로 1백일이 넘은 상태니까요. 게다가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의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이같은 발언은 참으로 정치적으로 보입니다)
-배현진, 고민하기는 했나?
뉴스 앵커로서 편집회의에 참석하고 아이템 결정과정에 참석하고 앵커멘트도 결정하는 앵커가 그간의 우리 뉴스가 어떻게 돌아갔는지 실증적인 데이터를 내놔야 납득하겠다? 아닙니다.
오히려 그 자리에 있었던 앵커가 있었던 잘못들을 더 설명하고 사죄해야하는 게 맞습니다. 적어도 우리 뉴스가 공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말입니다.
설마 배현진 앵커가 제작 현장에서 경험했던 우리 뉴스는 공정해보였던 건가요? 혹시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군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묻고 싶습니다.
또하나. 노조와 기자회는 그간 불공정보도 사례를 충분히 정리해서 내놓고 사죄했습니다. 지난 총선보도의 문제점도 지적했죠. 노조원으로서 노보를 성실히 읽어보셨다면 그에 대한 오해가 없었을 텐데 아쉽습니다.
-정치적 중립성?
먼저 이번의 언론 공영성 훼손이 어느 정부에서 이뤄졌는지를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야당 인사들이 주로 참여했다고요? 그럼 이명박 정부 인사들이 내려와서 김 사장을 비판할 줄 알았던 겁니까?
배현진 씨의 논리는 오른쪽과 왼쪽을 모두 사용해야하니 오른손으로 오른손을 잡고 왼손으로 왼손을 잡으라는 식의 궤변입니다.
소위 진보진영이라는 정권이 들어서서 같은 탄압을 한다면 그 때는 반대진영의 이야기를 귀기울이는 게 상식이고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정치의 힘을 빌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야 한다고 하셨는데. 정말 옳은 말씀입니다.
그런데 배현진씨는 스스로 일어나기 위해 무엇을 하셨나요? 본인 스스로 말했듯 제대로 고민도 안해보고 파업에 뛰어들었고 이제는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다시 앵커자리에 앉아있으면서 스스로 언론인이기 위해 무엇을 노력했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선배의 엄포, 진실인가?
도대체 어느 선배를 이야기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선배가 그랬다고 칩시다. 그러나 왜 그 선배와 노조가 동일시 되어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굳이 파업이 아니라 일상 업무 중에도 선후배간 트러블은 빈번한 일. 때로는 그게 납득이 안갈 때도 있지만 그건 드러내놓고 해결하면 될 일입니다.
그것이 마치 노조가 그런 지시를 내린 것처럼 쓰신 것은 대단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런 일이 있어서 제대로 해결하려고 해봤나요? 이 선배는 노조와 입장이 같으니까 노조도 이런 식으로 굴러가는 걸 꺼야. 단정짓고 만 것은 아닙니까?
-인신공격? 불안감?
파업 당연히 불안합니다.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내려놓는 일인데 불안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그 불안감은 원초적인 것이고 부정할 수 없는 겁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섰던 것은 그 불안감을 넘어서 찾아야할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마치 노조원들이 패배의 공포감에 휩싸여서 여기 저기서 못할 짓을 하고 있다는 식의 지적은 납득할 수 없습니다. 그 가치를 찾아서 불안감을 넘고 있는 사람들을 모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폭력 행사가 있었다는 부분은 도대체 누가 어떻게 했다는 건지. 저는 배현진씨와 같은 연차지만 이번 파업을 겪으면서 한번도 그런 일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다면 인사위에 부치든 형사적 처벌을 하든 해결책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이런데서 이런 식으로 언급해서 그게 마치 노조 전반의 문화인 것처럼 악용하시지 말고.
-고백도 약속도 남김없이
배현진씨는 시청자를 말합니다. 그러나 시청자는 말이없습니다. 당연하죠. TV는 일방향 소통도구니까요. 그래서 먼저 찾아야하는 건 언론인 본인의 양심입니다. 본인이 이 말을 하면서 과연 진실인지. 옳은 말인지. 따져보는 것이죠. 시청자가 말이 없다고 아.. 괜찮구나 하는 건 자위행위에 다름아닙니다.
배현진씨가 올라가서 며칠만에 한 권재홍 앵커 충격 멘트.. 어떻습니까? 진실입니까? 시청자들이 말이 없어서?
제발 부탁하는데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대변하기위해 시청자를 끌어들이지 마십시오. 시청자는 '봉'이 아닙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