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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무능때문에 빈민들 길거리로 쫓겨나"

전국빈민대회, 경찰 통제 미숙으로 시민-시위대 충돌, 4명 부상

참여정부의 잇단 대책 발표에도 집값이 천정부지로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공공.택지개발의 피해자들인 철거민.노점상 등 도시빈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전국노점상연합과 빈민해방철거민연합 등 89개 단체로 구성된 ‘전국빈민연합’은 8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노점상.철거민.노숙인 등 2천5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빈곤을 확대하는 한미FTA저지, 민중생존권 쟁취 전국빈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빈민대회는 집값이 하루새 1~2억원이 뛰는 현실과는 반대로 각종 택지개발 지역에서 하루하루 강제철거의 위협에 시달리며 주거권마저 보장받지 못하는 도시빈민들의 박탈감과 절망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8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전국빈민대회에는 전국 각지의 철거민.노점상.노숙인이 참가해 정부를 맹성토했다.ⓒ최병성 기자


“온갖 개발로 노점상.철거민 거리로 내몰고 용역깡패로 짓밟는 세상”

청계천 개발로 인해 동대문운동장으로, 다시 공원화 계획에 따라 수도권 외곽으로 밀려날 처지에 놓인 동대문 풍물시장 상인들, 용인.수지.파주.소하 등 정부의 개발정책으로 십수년간 살아온 터전을 잃어버린 철거민들이 이날 참석자의 대부분이었다.

참석자들은 집값 폭등을 몰고 오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가진 자들을 위한 부동산 정책이 집값 폭등을 불러올 때 도시빈민들은 당장 살 곳을 못 찾고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최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분양가와 부동산 투기, 상위 10명이 무려 5천5백8가구를 소유하는 부동산 양극화 속에서 정부와 지자체는 해결하려는 의지조차 없다”며 “1백60만며에 이르는 판자촌.쪽방.지하방 생활자들을 오히려 대책 없이 철거하는 것이 노무현 정권”이라고 맹성토했다.

김흥현 전국빈민연합 상임의장은 “해마다 겨울은 도시빈민들에게 살아남기 위한 계절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살기위해 거리로 나온 이들에게 용역깡패를 동원하고 짓밟고 있다”며 “철거민이 되고 싶었던 철거민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집회참가자들은 대정부 7대 요구안을 발표하고 정부가 도시빈민들의 사회안전망 확보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최병성 기자


“해마다 겨울은 도시빈민들에게 살아남기 위한 계절”

참가자들은 “가난한 이들이 부자보다 더 아프지만 치료는 덜 받는 사회, 국방비 2백39조원에 복지예산은 61조 8천억원에 머무는 사회, 서민들의 강제철거에 1백억원 이상을 쓰고 그 비용을 물리는 사회를 바꾸지 않고서는 도시 빈민들은 살기 위해 죽어야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이날 투쟁결의문을 통해 ▲생계형 노점과 철거예정지역 강제철거 중단 ▲선대책 후철거의 순환식 개발 ▲최저생계비 현실화 및 기초수급대상 확대 ▲의료 및 교육의 사회공공성 강화 ▲평화군축 실현 및 복지예산 확충 ▲비정규직 철폐 및 생활임금 보장 ▲강제철거 중단 등 7개 대정부 요구안을 발표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는 22일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가 광화문에서 개최하는 대규모 범국민대회에 참가하기로 결의했으며 전국노점상연합은 22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본대회가 끝나고 서울역-퇴계로-중앙극장 앞-청계천-청계광장으로 행진을 시작한 집회참가자들.ⓒ최병성 기자


'노무현 정권 퇴진'이 쓰인 조형물을 앞세워 회현 고가에 들어서는 집회참가자들.ⓒ최병성 기자


한편, 오후 3시 10분경 본 대회를 마치고 청계광장까지 가두행진을 하던 도중 경찰의 통제 미숙으로 시민과 집회 참석자들이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이 시위대에 ‘개XX', 'XX놈’, 흥분한 시위대 ‘사과’ 요구하며 연좌농성

특히 남대문 경찰서의 한 간부는 경찰의 교통통제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던 중 참가자들에게 욕설을 가했고 이에 흥분한 참가자들이 연좌농성에 돌입, 몇 분후 교통체증에 짜증이 난 시민이 시위대를 차량으로 치고 도망가는 일까지 벌어졌다.

집회참석자들은 선두에 7개 요구사항을 적은 포장마차를 앞세우고 순조롭게 가두행진을 하던 도중 회현 사거리 고가 밑에서 경찰이 이미 신고된 공간으로 들어오는 차량을 통제하지 못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남대문경찰서 간부가 전노련 관계자에게 심한 욕설을 내뱉었고 이에 흥분한 회원 80여명이 사과를 요구하면서 사거리에서 연좌농성에 들어갔다. 하지만 욕설을 내뱉은 간부는 이미 자리를 피한 뒤였고 경찰과 참가자들의 실랑이만 지루하게 이어졌다.

결국 10여분 가량 참석자들의 연좌농성이 이어지면서 시민 김모(26)씨와 집회 참가자 일부가 주먹다짐을 벌인 끝에 분을 삭이지 못한 김씨가 전노련 회원 3명을 차량으로 들이받고 도주하는 일이 발생했다.

시민 김모씨의 흰색 소렌토가 집회행렬의 참가자를 치고 도주하고 있다.ⓒ최병성 기자


연좌농성 도중 시위대-시민 충돌, 시민이 차량으로 치고 달아나

김씨는 가두행렬 탓에 얼마 가지 못해 명동의 한 호텔 주차장으로 도주하다 이를 발견한 집회 참석자들에게 붙잡혔다. 이 과정에서 또 다시 흥분한 시위대와 김씨 사이에 주먹다짐이 벌어졌고 뒤따라온 경찰이 이들을 분리시킨 후 30여분 뒤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다.

경찰과 전노련 관계자에 따르면 차에 치어 후송된 4명과 김씨는 모두 경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응급치료가 끝나는대로 남대문경찰서에 출두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날 경찰은 행진 내내 차량 통제 과정에서 혼선을 빚어, 행진대열 사이를 버스와 자가용, 오토바이가 지나다니는 아찔한 풍경이 자주 연출됐다. 또 경찰서 간부가 집회 참가자들에게 심한 욕설을 가해 예민한 시위대를 자극하는 볼썽사나운 행태를 보여 불필요한 폭력사태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참가자들은 오후 5시 30분경 청계광장에서 정리집회를 갖고 행사를 모두 마무리했다.
최병성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3 4
    노무능

    그래도 몰표줄거지?
    동교동에 인사 한번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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