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청와대 앞 한우 반납시위 원천 봉쇄
톨게이트에 벙력 배치, 전국에서 시위
전국한우협회 소속 11개 지부 축산농민들은 이날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전국 각지에서 데려온 한우를 정부에 반납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려다 무산되자 지역별로 집회와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주요 고속도로 톨게이트와 예상 출발지 등 길목에 병력을 배치, 축산농민들의 서울행을 막았고, 이 때문에 일부 고속도로 나들목 등지에서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전국한우협회는 이날 청와대와 인접한 서울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대체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협회는 "정부가 한ㆍ미FTA에 따라 현재 40%인 미국산 소고기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했으나 한우농가 대책은 전혀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국익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한우산업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회 회원들은 "축산농민은 지난해 구제역과 각종 규제, 사료값 폭등, 소값 폭락으로 빚에 허덕이다 자살을 생각할 정도"라며 "정부가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죽더라도 그냥 죽지 않고 소리라도 지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 축산농민들은 협회와는 별도로 경기, 대전, 경북, 경남, 전북, 광주, 울산, 강원, 제주 등지에서 '한우 반납 시위'를 하고 한우산업 안정화와 축산농가 대책 마련, 한ㆍ미 FTA 비준 폐기를 촉구했다.
농민들은 '청와대에 위탁사육, 경제적으로 키워봐라', '한우산업 다 망해서 농촌기반 흔들린다. 농협이 앞장서서 농촌을 지켜내라'는 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한우산업을 살려내라"고 항의했다.
이들은 축산 농가의 어려운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며 청와대, 기획재정부, 농협 등을 집중 성토했다.
구체적인 대책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한우 수매, 암소 도태유도 장려금 및 사료자금 지원 확대, 비육우 가격 안정제도 도입, 송아지생산 안정제 보전금액 확대 등을 꼽았다.
한편 이날 트럭에 한우를 싣고 상경을 시도한 일부 축산농민과 경찰이 마찰을 빚고 고속도로 나들목에 한때 체증이 발생했다.
경북지역 농민 1천여명은 상주~청원고속도 남상주IC로 진출하려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들은 트럭으로 경찰 저지선 돌파를 시도, 남상주IC와 주변 도로가 3시간여 동안 정체됐다.
또 경남지역 농민 800여명도 경남 남해고속도로 함안나들목 인근에서 한우 20여 마리와 포터 트럭 200여대를 동원해 상경을 시도하다 경찰과 대치, 이 일대에 1시간여 동안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전남지역에서는 일부 축산 농가들이 소값 폭락 등에 항의하는 의미로 소 5마리를 끌고 와 이중 1~2마리를 전남도청 청사 앞 잔디 광장에 풀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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