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불단행'...김정일 사망에 증시 긴장
국내외 경제악재와 북한 변수까지 가세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63.03포인트(3.43%) 급락한 1,776.93에 거래를 마감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정오 중대 방송으로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을 전한 직후 장중 89포인트나 폭락하기도 했으나 연기금의 적극적 순매수로 낙폭을 줄였다.
외국인은 김정일 사망소식에 주식 매도 규모를 키워 이날 2천65억원을 순매도했다.
연기금은 이날도 1천414억원을 순매도하며 28거래일째 순매수 행진을 하며 사상 최장 순매수 기록을 또다시 경신했으나 주가 폭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연기금은 지난달 10일부터 순매수 행진을 벌이기 시작해, 이날 순매수액까지 합하면 이 기간중 순매수액이 1조9천억원을 넘어섰다.
외국인 순매도 소식에 원·달러 환율은 폭등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6.20원 폭등한 1,174.8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170원대로 오른 것은 지난 10월10일 1,171.40원으로 마감한 이후 두달여만에 처음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가뜩이나 유럽 재정위기와 세계경제 더블딥으로 내년 경제가 올해보다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마당에 한반도 리스크까지 가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 증시 전문가는 "옛말에 나쁜 일은 혼자 오지 않는 법이라며 '화불단행(禍不單行)'이라더니 악재가 잇따라 겹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증시에서는 후계자로 지명된 김정은이 서른도 안된 나이라는 점을 들어 김일성 주석 사망후 김정일 위원장에게 권력이 승계될 때와는 달리, 북한내 상당한 혼란과 이에 따른 한반도 리스크가 급증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 앤 푸어스(S&P)의 김응탄 애널리스트도 이날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S&P는 안보 리스크로 한국 신용등급이 일시적 혼란을 겪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리스크가) 일시적이라면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권력 승계가 완만하지 않다면 이는 보안상 상황이나 북한 정권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고 그럴 경우 한국의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S&P 등 국제신용평가사들은 북한정권이 붕괴될 경우 대규모 난민 발생 등으로 한국이 짊어져야 할 경제적 부담이 천문학적 규모로 폭증하고 재정건전성이 급속 악화되면서 심각한 경제 위기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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