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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간첩' 이어 이번엔 '미국간첩' 논란

신현덕 "백성학 회장이 국내정세, 미군 거쳐 체니 美부통령에 전달"

심각한 경영권 분란을 겪고 있는 경인TV 사태가 결국 신현덕 공동대표가 최대주주이자 공동대표인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을 "미국 첩자"라고 폭로하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경인TV 공동대표의 주장은 그 내용이 충격적이어서, 이 내용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북한 간첩 사건에 이어 미국 간첩 사건까지 폭발하면서 일파만파의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백성학 회장, 미 8군 거쳐 체니 부통령에 한국정보 보고"

경인TV 신현덕 공동대표는 31일 문화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 과정에서 "경인TV 최대주주인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이 미국에 한국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며 "전시 작전통제권, 차기정권 창출 관련 등에 대해 그릇된 정보를 미국에 제공해 한국의 신인도를 낮추게 하는 무시무시한 내용이 들어있어서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신 공동대표 주장에 따르면, 백성학 회장은 국내와 해외관련 정세를 분석한 문건을 신 공동대표에게 만들게 했고, 이 문건과 외부에서 만든 문건 등을 영어로 번역돼 미 8군에 가서 직접 보고했다.

신 공동대표는 "백회장은 나를 포함한 주변 인물들을 동원해 국내 정치상황과 북한 관련 정보 등을 수집해 미 정보기관에 전달한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며 "백회장이 내게 작성토록 한 문건들도 영문으로 번역하여 보여 주었으며, 내일이면 현직 미국 부통령 책상에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문제의 정보보고서가 딕 체니 미 부통령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또 "백 회장은 영문으로 번역한 문건을 자신이 직접 미 8군에 가서 미국측에 전달하기도 한다고 말하여 더욱 놀라기도 했다"며 "그 중에는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하락을 방조하도록 주문하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북한 핵실험시 한국 신용등급 낮춰라 보고도"

그는 또 "백 회장이 외부에서 보고받은 'D-47'라는 문건에는 전시작전권 이양과 관련한 노정권의 의도를 분석하고, 한-미 정상회담 때 미국이 한국 대통령에 취할 예우와 태도 등을 건의하고 있다"며 "또한 북한의 핵실험 감행 가능성을 정확하게 예측하면서, 이 경우에 노무현 정부에 책임을 묻고, 미국의 신용평가기관으로 하여금 한국의 국가신인도를 저평가할 필요성이 있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이밖에 "백회장은 한국과의 전시작전통제권 문제 등 한반도에서의 군사 문제를 총괄하는 미국측 책임자인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부차관보를 잘 안다고 말했다"며 "롤리스와 오랫동안 인연을 갖고 있는 또 다른 인사가 영안모자 해외담당고문이라는 직함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 사람 역시 문서작성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백 회장은 국가의 정보를 보호하고 국외유출을 차단해야 할 임무를 지고 있는 국정원과 경찰의 고위직에도 상당한 인맥을 구축해 놓고 있으며, 이들로부터 경찰과 국정원의 정보보고를 수시로 받고 있다고 여러 장소에서 공공연하게 과시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경인민방 사업자 선정된 경인TV컨소시엄 대주주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 ⓒ연합뉴스


신 대표 "보복 협박해 그동안 폭로 못해"

그는 '왜 이제야 폭로하냐'는 질문에 대해 "보시다시피 제가 유약해 보이는데, 이 일이 밖으로 나가면 3대 4대까지 보복받고, 국내나 해외에 나가서도 보복 받을 것이라고 협박했다"며 "그래서 신변보호를 사정당국에 요청했고 지금 이 시간에도 신변보호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제가 만든 문건도 있고, D-47이란 이름으로 밖에서 만든 것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제의 D-47이란 문건에는 "전시 작전통제권 관련 노무현 정권의 의도, 차기 대선관련 여당의 대선후보 무력화와 야당 후보들의 약점 등이 기술돼 있다"고 정청래 열린우리당 의원이 전하기도 했다.

백성학 "문건은 사실이나 미국엔 안보내"

백성학 회장은 이에 이날 국감에서 "신 대표가 외신을 담당했기 때문에 국내와 해외 연관된 정세를 알려달라고 했고, 국내정세도 내가 잘 모르니 아는 게 있으면 보고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문건의 존재를 시인하면서도 "더러 아는 분들이 있어 여러 문건을 받는 게 있지만 미국에 보낸 적은 없고, 음해이다"라고 주장했다.

공방이 거듭되자 조배숙 위원장은 "지금 답변을 하는데 증인들의 진술 내용이 중대한 범죄가 되는 증언 내용"이라며 "두 분은 사실대로 진술하라. 위증죄가 되고 내용 자체가 형사적으로 중요한 범죄를 구성할 수 있다"고 사안의 위중함을 경고했다. 문광위원들은 두 증인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의심된다며 정회를 요구했고, 국정감사는 개회 1시간여만에 정회됐다.

세계최대 모자업체인 영안모자의 백성학 회장은 기업을 성장시키는 과정에 미 8군 등과 거래를 많이 한 것으로 알려져, 신현덕 대표가 제기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한-미 관계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은 신현덕 대표가 국감장에서 폭로한 내용 전문.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의 활동에 대하여

저는 지난 몇 달 동안 참으로 당혹스런 상황 속에 휘말려든 가운데 혼자서 무척 고심해 왔습니다. 지난 5월 22일부터 경인TV컨소시엄 대표로 정식 근무했고 8월29일에는 경인TV의 공동대표이사로 선임되었습니다.

물론 지난 3월말부터 경인TV 컨소시엄(영안모자-CBS 컨소시엄)의 대표였고 4월 28일에는 컨소시엄이 경인지역 민영방송 사업자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7월 초 1대주주인 영안모자의 백성학 회장으로부터 뜻밖의 말을 들었습니다.

백 회장이 제게 은밀하게 하자는 일은 방송사 대표로서 방송 개국과 관련한 일이 아니라 엉뚱하게도 북한의 동향과 관련한 국내정세분석, 노무현 정권에 대해 미국 측이 취해야 할 방향 등에 대한 문서 작성 작업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신문사 대기자와 KBS, EBS 등 여러 방송국에서 오랫동안 국제문제 담당 및 해설·진행자로 활동했기 때문에 저의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백 회장은 먼저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과 정보 소스를 제게 알려주고 이런 저런 방향으로 문서를 작성하라고 말했습니다.

초기에는 기업인이 참 많은 정보를 알고 있구나 생각했습니다. 심지어는 사람을 시켜 저에게 미국 정부와 정보기관에 관련된 기구조직과 활동 내용을 설명까지 했습니다. 저는 백회장의 지시로 모두 8건의 문건을 작성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가면서 백회장이 하는 일이 국가와 민족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미국정부와 정보기관을 위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백회장은 국내의 여러 사람들로부터 정보와 문서를 제공받고 있으며 그것을 영문으로 번역해 미국으로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 말했습니다.

백회장은 저를 포함한 주변 인물들을 동원해 국내 정치상황과 북한 관련 정보 등을 수집해 미 정보기관에 전달한다고 조심스럽게 밝혔습니다. 백회장은 제게 작성토록 한 문건들도 영문으로 번역하여 보여 주었으며, 내일이면 현직 미국 부통령 책상에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백 회장은 영문으로 번역한 문건을 자신이 직접 미 8군에 가서 미국측에 전달하기도 한다고 말하여 더욱 놀라기도 했습니다. 그 중에는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하락을 방조하도록 주문하는 내용도 들어 있었습니다. 저는 백 회장이 하는 일이 그릇된 정보를 최우방국인 미국에 제공해서 잘못된 미국의 정책으로 인해 우리 나라에 피해를 주는 등 올바른 한미관계를 위해서도 옳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공정방송을 견지해야 할 방송사 1대주주로서는 더더욱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 여겼습니다. 그는 우리 정보기관의 도청을 방지해야 한다면서 휴대전화를 여러 개 사용하며 나에게도 2개 이상 가질 것을 권유하기도 했습니다.

백 회장은 다른 곳에서 작성되어 온 문건들도 제게 참고 삼아 읽어보라고 제게 주었는데, 그중 하나가 'D-47'로 표기된 문건입니다.

이 문건은 'D'로 표시하는 어느 사람이 47번째로 보내 온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를 보면, 전시작전권 이양과 관련한 노정권의 의도를 분석하고, 한-미 정상회담 때 미국이 한국 대통령에 취할 예우와 태도 등을 건의하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의 핵실험 감행 가능성을 정확하게 예측하면서, 이 경우에 노무현 정부에 책임을 묻고, 미국의 신용평가기관으로 하여금 한국의 국가신인도를 저평가할 필요성이 있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저는 백회장이 다루는 문건들의 이러한 비애국적인 내용들을 보고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백회장은 한국과의 전시작전통제권 문제 등 한반도에서의 군사 문제를 총괄하는 미국측 책임자인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부차관보를 잘 안다고 말했으며, 최근에는 현직 외교통상부장관과도 만나 롤리스와의 관계를 과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롤리스와 오랫동안 인연을 갖고 있는 또 다른 인사가 영안모자 해외담당고문이라는 직함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 사람 역시 문서작성에 깊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백 회장은 국가의 정보를 보호하고 국외유출을 차단해야 할 임무를 지고 있는 국정원과 경찰의 고위직에도 상당한 인맥을 구축해 놓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백 회장은 이들로부터 경찰과 국정원의 정보보고를 수시로 받고 있다고 여러 장소에서 공공연하게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정부의 고급 국정정보가 백 회장을 통해 바로 미국 정부로 넘어가고 있다는 의심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9일 북한이 핵실험 사실을 발표한 오후에도 백 회장은 북한 핵실험 이후의 한국 내부의 동향과 미국의 대응방안을 담은 문건을 만들어 보라고 했습니다. 왜 정상적인 기업인이 이런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영어로 번역해 미국측에 전달하는 것 등이 필요합니까? 더군다나 공정하고 불편부당하게 운영해야 할 언론기관인 경인TV의 1대주주로서 왜 이런 일을 해야만 합니까? 이런 상황이라면 백 회장이 과연 그 방송을 공정하게 운영할 수 있을까를 걱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 이상 이러한 일을 계속해선 안 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이는 결국 나라의 정보를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해외로 빼돌리는 일에 협력하는 것으로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백 회장은 저를 이 일에 연루시킨 후, 이제는 빠져 나갈 수 없으며, 만약에 이 일이나 문서에 관한 일을 발설하면 그가 국내에 구축했거나 그와 관련된 국제 조직으로부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온전치 못할 것이라고 위협까지 했습니다. 저 자신뿐만 아니라 자식 손자들까지도 보복당할 것이라는 등의 무시무시한 공갈을 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래서 하루 빨리 그가 하는 일에서 벗어나야 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이제 제가 이 일을 밝혔으므로, 어떤 위해가 저에게 가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얼마 전 영안모자 비서실에서 방송관련 일을 하다가 그만둔 모 간부직원을 향해 공개석상에서 그의 신변의 안전을 위협하는 발언도 여러 사람과 함께 들었습니다. 저는 당국에 신변보호를 정식으로 요청했습니다. 이미 신변보호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사정 당국이 수사를 개시한다면 모든 것을 그곳에서 밝히겠습니다.백성학 회장이 하고 있는 일이 과연 정상적인 기업인으로서 합당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당국이 철저히 수사해 진상을 밝혀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새로 탄생될 방송사의 1대주주로서의 자격이 되는지는 방송위원회가 판단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공정하고 불편부당한 방송이 이루어지도록 감시하고 견제하는 방송발전을 위한 시민활동을 해 온 제가 이제는 경인TV의 방송내용조차도 감시하는 상황이 되었음을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방송내용의 왜곡과 국익을 저해하는 각종 활동을 견제해 왔던 저는 종래의 제 활동을 계속 유지해 나가겠습니다.

2006년 10월 31일

경인TV 대표이사 신 현 덕
이영섭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7 8
    불모지대

    세지마 류소도 간첩였나?
    유명한 세지마도 러시아간첩설로 일본이
    떠들석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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