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매몰지 20여곳 침수....경기도 거짓말
농경지와 상수도 오염 우려 제기돼
30일 <한겨레>에 따르면, 29일 오전 흙탕물이 빠져나간 흔적이 뚜렷한 늘노천 주변의 파주시 파평면 금파·장파·늘노리 ‘장마루’들녘의 구제역 매몰지에는 공무원과 군장병들이 동원돼 흙탕물로 오염된 방수포를 새 것으로 교체하거나 물로 씻어내고 있었다.
장마루 들녘에서 만난 금파리 주민 정아무개(41)씨는 “파주시가 절대 침수가 되지 않는다고 큰소리쳤던 이 들판이 27~28일 이틀 동안 물에 잠겼다가 오늘 오전에야 물이 빠졌다”며 “물에 잠긴 매몰지가 20여곳이나 돼 애써 지은 하우스 농작물에 어떤 영향을 줄지 걱정된다”고 밝혔다.
장마루 들녘 침수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 파주지사 관계자는 “하루 30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려 배수펌프 처리 용량을 초과한 데다, 임진강의 수량이 많아 펌프장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해 처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파주시는 파주 시민 20만명의 식수를 공급하는 임진강 금파취수장에서 하류로 1㎞가량 떨어져 있는 늘노천 주변의 장마루에 30여개의 구제역 가축 매몰지를 만들어 소·돼지 수만마리를 매몰했다. 금파취수장은 임진강 물을 하루 10만여t을 취수해 문산읍 문산정수장을 거친 뒤, 교하새도시와 금촌 택지지구 등 일부 지역을 뺀 파주시 전역에 공급한다.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상습 침수구역인 이곳은 구제역 가축 매몰지로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지만, 파주시는 2000년대 초 배수펌프장을 증설한 뒤 한 번도 침수 피해가 없었다며 이같은 우려를 일축해왔다.
이현숙 파주환경운동연합 의장은 “금파취수장은 임진강의 기수역(바닷물과 강물이 섞이는 곳)에 있어 늘노천으로 유입된 침출수나 소독약품 등 각종 오염물질이 밀물에 휩쓸려 임진강 상수원 수질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귀남 파주시 상하수도과장은 “임진강은 경사가 심한 하천으로, 늘노천에서 유입된 물이 밀물때 거꾸로 올라가 상수원에 영향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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