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물고기, 생태계 파괴로 씨가 말랐다"
낙동강 조사결과, 어종 3분의 1로 줄어들어
13일 <부산일보>에 따르면, <부산일보> 취재진이 지난 11일과 12일 이틀 동안 서원대 생물교육과 변화근 교수팀, 환경단체인 생명그물, 강살리기네트워크와 공동으로 4대강 사업 낙동강 구간에 대해 생태 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
조사는 함안·합천·칠곡·구미·낙단 등 5곳의 보(洑) 부근과, 지천인 경북 구미의 감천, 본류 미준설 구간인 경북 예천 삼강교 하류, 안동 광덕교 아래 등 8곳에서 이뤄졌다. 조사는 족대와 투망 등을 이용해 어류와 저서곤충을 채취해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함안보 하류 본포교 부근(4종), 칠곡보 하류 제2왜관교 아래(5종), 낙단보 하류 낙단대교 아래(5종)에서는 어류가 눈에 띄게 적게 발견됐다. 특히 구미보 하류 숭선대교 아래의 낙동강 본류에서는 빈 그물만 올라왔다.
작년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해 비슷한 지점에서 이뤄진 국립환경과학원 조사에서는 함안보 하류에서는 17종, 칠곡보 하류에서는 13종, 낙단보 하류에서는 6종이 발견됐다. 일부 지역에서 작년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생명그물 이준경 정책실장은 "준설로 물이 탁해지고 강바닥이 파헤쳐지고 유속·수심이 달라지는 등 서식 환경이 바뀌었다"며 "특히 어류의 먹이인 저서곤충이 살고 어류가 피신하는, 수변 지역의 파괴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5~6월은 어류 산란기인데, 환경평가서에는 이 때에는 준설을 하지 않기로 해놓고 지금 버젓이 공사를 하고 있다"고 MB정부의 밀어붙이기를 질타했다.
이틀 동안 둘러본 낙동강은 수질은 실제 대부분 뿌옇고, 채집을 위해 던진 그물을 건질 때마다 흙탕물이 일었다. 수변의 파괴도 심각해 수서 곤충이 거의 발견되지 않는 곳도 있었다. 주변 강변은 흙으로 반듯하게 정비를 해버려 수변 생태계는 거의 파괴된 듯한 모습이었다.
본류 준설에 따른 지류와의 단절도 큰 문제였다. 변화근 교수는 "탁도가 높으면 산소 공급이 잘 안 돼 어류의 부화율도 떨어진다"며 "본류를 피해 지류로 가려 해도 본류의 준설로 인해 낙차가 커져 못 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숭선대교 하류 쪽으로 이동하자 준설 과정에서 물길이 끊겨 생긴 큰 웅덩이에서 끄리, 피라미, 납자루, 모래무지, 큰납지리 등 5종이 나왔다. 조사팀은 "다른 데로 피신하지 못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반면에 지천인 덕곡천과 합류하는 합천 율지교 아래 여울과 웅덩이에서는 11종이 발견됐다. 조사 지점 중 최다였다. 또 지류인 구미 감천과, 준설 공사가 진행되지 않는 삼강교 부근에서는 환경부 지정 1급 보호종인 흰수마자가 발견됐다.
8년째 낙동강 생태 조사를 하고 있는 부산대 생명과학과 주기재 교수는 "지금 낙동강에서는 동시다발적으로 공사가 진행돼 어류는 채집이 힘들 정도로 줄었고, 탁류·서식지 단순화 등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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