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발 오일쇼크' 공포, "220불까지 폭등할 수도"
미친 카다피의 유혈사태로 세계경제 휘청, 유가 폭등-주가 폭락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보다 2.68달러(2.8%) 오른 배럴당 98.10 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08년 10월 1일 이후 종가 기준으로 최고치다.
WTI는 이날 장중 한때 100달러를 넘어서 2008년 여름 배럴당 147달러까지 치솟았던 유가 폭등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런던 ICE선물시장의 4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는 전날보다 5.3%나 폭등한 배럴당 111.37달러에 거래돼 지난 2008년 9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10달러선을 넘어섰다. 휘발유 가격도 4.7% 올라 갤런당 2.7236 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면서 2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패닉적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국제유가의 급등세는 리비아 사태가 악화돼 해외 석유업체들이 현지에서 잇따라 조업을 중단하고 철수하면서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최대 석유업체인 빈터스할이 리비아내 8개 유전의 석유 생산을 중단했고 프랑스 정유업체 토털, 스페인 레스폴 등도 리비아내 석유생산을 중단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리비아는 트리폴리항과 벵가지항의 활동이 중단되고 22일부터는 석유 수출을 위한 원유 터미널들도 폐쇄됐다.
일부에서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석유를 무기화하면서 앞으로 국제유가가 더 뛸 것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실제로 <타임>은 22일 내부 소식통을 인용,“카다피가 보안군에게 석유 관련 시설들을 파괴(사보타주)하라고 명령했고, 보안군이 일부 송유관을 폭파하고, 지중해를 지나 유럽으로 가는 원유 수송도 일시 중단함으로써 서방의 압력도 무마하려고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루 160만 배럴로 전세계 원유 생산량의 1.7%를 차지하던 리비아의 원유 생산량은 이번 사태 이후 25% 이상 줄어든 것으로 평가되며 일부 매체는 절반 이상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석유생산국기구(OPEC)가 하루 500만 배럴 정도의 원유 재고를 확보하고 있지만 리비아가 이처럼 석유생산을 줄일 경우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노무라 증권의 마이클 로 애널리스트는 "리비아 사태가 악화되고 인접국가인 알제리의 석유 생산이 중단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220달러를 상회할 수도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리비아발 오일쇼크' 우려에 미국주가는 이틀 연속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07.01포인트(0.88%) 하락한 12,105.78에 마감, 작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이틀 연속 세자릿수 하락을 기록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8.04포인트(0.61%) 떨어진 1,307.40에, 나스닥 종합지수는 33.43포인트(1.21%) 내린 2,722.99에 장을 마쳤다.
유럽에서도 런던증권거래소의 FTSE 100 지수는 1.04% 떨어진 5,923.53, 프랑스 파리증권거래소의 CAC 40 지수는 0.92% 떨어진 4,013.12,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의 DAX 30지수는 1.69% 급락한 7,194.60으로 장을 마쳤다.
6개국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0.49% 하락한 77.39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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