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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실험 발표에 증시 '휘청'

외국인들의 대량 선물 매도로 주가 22포인트나 급락

북한 외무성의 핵실험 계획 발표가 추석 연휴를 앞둔 주식시장를 강타, 미국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음에도 불구하고, 4일 국내 주가는 급락세를 보이며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무려 22포인트가 하락했다.

"외국인 포지션 청산 움직임에 북핵 리스크 가세 원인"

4일 주식시장은 북한 핵실험 소식이라는 악재를 맞아 이날 급등락을 반복한 끝에 오후 3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22포인트(-1.62%) 하락한 1352.00, 코스닥지수는 9.67포인트(-1.62%) 내린 587.32를 기록하는 급락 장세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주식시장은 개장 직후 급락세세와 소폭 반등세를 거듭하며 투자주체별로 힘겨루기를 했으나, 장 막판 30분을 남기고 외국인투자자들의 대량 선물 매도가 쏟아지면서 주가가 20포인트 넘게 급락했다.

특히 외국인들은 9천계약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 베이시스 악화에 따른 프로그램 매물을 불러들이는 급락장을 연출하면서 코스피200선물 12월물 지수를 175포인트 대로 끌어 내렸다.

반면 현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1천7백35억원 어치를 순매수했고, 개인 역시 1천7백38억원 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기관투자가들은 1천2백4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날 급락장에 대해 증시전문가들은 일단 추석연휴를 앞두고 외국인들이 거래량이 줄어드는 점을 감안해 기존 포지션을 청산하려는 움직임이 이날 터진 북핵실험 문제와 일본 증시 하락 등과 결합돼 주가 급락세를 나타냈다며, 특히 장 마감 전 청산하려는 물량이 집중되면서 하락 압력이 상대적으로 커졌고 이에 따라 현물 지수 역시 추락세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증시 전문가들은 북한 핵 리스크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핵 관련 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하고 향후 지정학적 변수와 함께 시장 및 외국인의 동향을 주시할 것을 당부했다.

대한투자증권 김대열 애널리스트는 "추석 연휴를 앞둔 시점에서 북한 핵 리스크 부각은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으며 향후 유엔 안보리 회부 가능성 등에 따라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핵실험 강행 발표에 외국 증시와는 대조적으로 국내주가는 하락하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증권 "북핵 실험, 10% 이상 하락하는 큰 폭 조정 경계해야"

이와 관련, 현대증권은 북한의 핵실험 발표로 종합주가지수가 10% 이상 하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분석을 제시했다.

김지환 현대증권 연구원은 4일 보고서를 통해 "돌발적인 장외 위험증가를 반영, 시장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하며, 이번 사태로 종합주가지수가 일차적으로 10%내외 하락할 것으로 본다"며 “이에 따라 3개월 예상 지수를 1250-1380선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세 가지 시나리오로 나눈 뒤 첫째로 실제로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고, 이에 따라 미국 주도로 UN이 제재 결의를 하는 경우인 ‘강수가 강수를 부르는 상황’의 경우 재차 다른 위험의 확산과정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크고, 주식시장은 지수 10% 내외의 큰 폭 하락 후 추가 하락하거나 쉽게 회복 못하는 약세 국면을 지속할 것으로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두 번째로 미국의 대북금융제재 완화와 북미대화 모색 등 모종의 타협안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강수가 타협으로 귀결되는 시나리오’의 경우 주식시장은 일단 위기고조를 반영해 하락한 뒤 재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마지막 세 번재 시나리오로 북한의 실질적인 핵실험이 유보된 채, 북한 미국 간 상호 강경 발언으로 상태가 연장되는 ‘지리한 설전 시나리오’의 경우 주가가 일단 하락한 뒤 이 뉴스가 악재로서의 영향력을 잃어가며 주가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측하고, "결론적으로 시장이 고위험 국면에 진입할 것이며 북핵실험 의사 천명으로 주식시장의 부정적 영향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는 주식시장이 한번에 소화하기에는 너무 큰 문제"라며 "미국 중국 등 주요 상대국들의 대응방침이 좀더 분명해질 때까지는 주식시장에서 ‘고위험 국면’ 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과거 북핵리스크 영향력 적었고 해외시장도 동요 안해” 분석도

반면 그동안 북핵 관련 현안이 주식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으며,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상반된 분석도 나왓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과거 여러 차례의 경험을 통해 북한 핵 관련 이슈가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던 것이 반복적으로 입증돼 왔다"며 "최근 시장이 충분히 올랐다는 인식, 미국의 경제지표나 중국 위안화 절상가능성 등 연휴 기간 중 나올 수 있는 해외발 악재에 대한 우려, 3.4분기 실적이 서프라이즈 수준이 못될 경우 실적 기대가 선반영돼 상승한 폭 반납 등 현재 주가 조정 요인이 많은 상태"라고 밝혔다.

황 연구원은 "특히 외국인 선물 매도에 의해 프로그램 매도가 쏟아지고 국내 투자자들이 이 매물을 받아주지 못할 경우 다소 큰 폭의 조정도 있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이것이 전적으로 북핵 리스크 때문이라고 해석하기는 무리"라고 설명했다.

김학균 한국증권 연구원 역시 "전날 해외 주식예탁증서(DR) 가격 약간 떨어지긴 했지만 낙폭은 0.5% 안팎이었고, 신한지주는 오히려 강보합세였다"며 "이는 해외 시장이 북핵 뉴스에 크게 동요하지 않음을 증명한다"고 밝혔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도 "가장 최근의 사례인 지난 7월 북한 미사일 사건 때도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은 것은 며칠에 불과했다"면서 "어제 북한 핵실험 재개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데 지정학적 리스크를 최근까지 경험해본 주식시장은 지난 7월 수준에 못미치는 반응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경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북한 핵실험 발표는 조정의 빌미는 될 수 있으나, 본질은 아니라고 보지만, 북한이 핵보유로 가는 마지막 외교적 전술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사태는 증시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운 변수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주식시장의 기본 속성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일단 주식을 팔고 추석연휴 동안 편히 쉬어가는 전략도 수익률 관리 차원에서 적절한 대응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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