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 정두언 최고위원간에 '부자 감세'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안 대표는 28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정 최고가 제안한 '대기업-고소득층 감세 철회' 주장에 대해 "나는 그 제안에 관해 정책위에서 타당성이 있는지 검토한 후 보고하라고 지시한바 있다"며 "그런데 언론에서 이것을 어떻게 됐는지 한나라당이 감세철회를 적극 추진 할 것으로 보도해 혼선이 있었다"며 전날 혼선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이어 "당직자들은 당의 중요 정책에 대해 발언하거나 언론과 소통할 때 참으로 신중해야된다"며 "정 최고위원의 제안에 대한 단순 검토하라는 지시가 어떻게 수용하는 것으로 보도됐는지 개탄스럽다. 당직자는 당 주요정책에 대해 언론과 국민이 오해되지 않도록 신중한 태도를 견지해 달라"고 우회적으로 정 최고위원을 겨냥했다.

그러자 정 최고는 "옛날에 '알부남'이란 말을 쓴 분이 있다. '알고보면 나도 부드러운 남자다'라는 뜻"이라며 "아무리 그렇게 얘기해도 속이 차가우면 결코 부드럽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한나라당이 중도개혁보수를 표방할 때는 속도 중도개혁이어야 국민이 그렇게 느끼지,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겉으로 중도개혁을 말해도 국민에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총론만 아니라 각론도 중도개혁으로 가야 한다"며 거듭 부자감세를 주장했다.

안 대표가 불과 틀전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개혁적 중도보수노선'을 천명해 놓고 정작 개혁 바로미터인 부자 감세에는 소극적임을 꼬집은 발언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