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시민단체 “정부, 국민 상대로 광우병 임상실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앞두고 시민단체 강력 반발

광우병 파동으로 한동안 수입이 금지된 미국산 쇠고기가 2년 10개월만인 다음 달 초, 수입이 재개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등 ‘광우병 위험 미국산 수입재개를 반대하는 보건의료인’ 모임은 27일 서울 광화문 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반대’ 시국선언을 했다.

이 날 시국선언에 동참한 관계자들은 의사(2백7명)ㆍ약사(3백44명)ㆍ수의사(1백11명)ㆍ치과의사(2백21명)ㆍ한의사(1백44명)ㆍ보건의료학생 및 보건의료종사자(1백47명) 등 모두 1천1백74명에 이른다.

“뼈 제거한 살코기에서도 광우병 위험물질 들어있다”

이들이 이 날 시국선언을 통해 가장 문제삼은 것은 수입 재개 대상에 오른 ‘뼈를 제거한 살코기’.

농림부는 8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를 결정하며 그 대상을 ‘도축 당시 30개월 미만인 소중 뼈를 제거한 살코기’로 한정했다. 뼈가 있는 갈비, 안창살, 혀, 내장, 갈비뼈, 꼬리뼈, 분쇄육, 가공육 등은 계속 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날 시국선언에 참석한 의료인들은 한결같이 “뼈를 발라낸 살코기에도 광우병 위험물질이 들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지난 1월 일본 정부가 국제수역사무소에 제출한 공식문서를 근거로 살코기와 광우병 위험물질의 연관성을 강조했다.

일본 정부가 국제수역사무소에 제출한 문서에는 “일본의 경우, 살아있는 상태에서 광우병의 임상증상이 전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변형프리온단백질이 몇몇 말초신경조직으로부터 검출된 사례가 2건이나 있다”고 밝혔다. 또 일본 정부는 “광우병 감염 소의 근육을 접종한 10마리의 쥐 중에서 1마리에서 광우병 병원체의 축적이 확인되었다고 하는 보고도 있다”고 덧붙였다.

의사, 수의사 등 의료인 1천여명은 광화문 미 대사관 앞에서 시국선언을 열고 미국산 쇠고 수입재개 방침을 강력 규탄했다. ⓒ김동현 기자


“30개월 미만 소도 광우병 발생했다”

또 의료인들은 정부가 국제수역사무국의 기준을 들어 30개월 미만인 소의 살코기가 광우병에 안전하다는 것에 대해서도 신뢰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30개월 미만인 소에서도 광우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은 지난 해 11월 농림부가 자체 작성한 문건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최근 입수해 공개한 농림부의 ‘미국 BSE(광우병) 상황 및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 검토’ 보고서에는 “도축월령 30개월 미만 소의 광우병 증상 발생률은 0.05%로 알려졌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농림부는 반박 자료를 통해 “전문가들이 30개월 이하 소의 임상증상 발병율 0.05%를 언급한 것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 협상방안으로 제시했던 권고사항이었으며, 이는 수입되는 살코기의 안전성과는 별개의 사안”이라며 문제없다는 식이다.

그러나 의료인들은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일본은 미국과의 쇠고기 수입재개 협상에서 20개월 미만의 쇠고기를 수입하기로 합의했다”고 반박했다.

“정부, 4천6백만 전국민 상대로 광우병 임상실험 할 건가?”

이 날 시국선언에 참석한 김정범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는 “정부가 지금 4천6백만명의 전 국민을 상대로 ‘광우병 임상실험’을 하게됐다”며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결정을 강력 비난했다.

김 대표는 “30개월 미만 송아지의 경우에도 광우병이 수십마리나 발생했다고 경고했지만 정부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며 “우이독경 그 자체”라고 비꼬았다.

홍하일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대표는 “광우병을 일으키는 원인물질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되지도 못한 상태에서 광우병을 전세계로 퍼트리는 것이 미국”이라며 “면역력이 약한 우리 아이들이 제일 먼저 광우병 쇠고기에 노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동현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