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호소, "태풍 오고 있다. 내려와 싸웠으면"
태풍 '뎬무' 상륙시 함안보 농성활동가들 위험
경남 창녕군 길곡면 함안보 공사현장의 타워크레인을 점거해 농성 중인 이환문 진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과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10일 오후 2시40분께부터 10여분 동안 휴대전화를 이용해 기자회견을 갖고 4대강사업의 전면 중단, 국민적 협의기구 구성, 국회 검증특위 구성 등 3가지를 농성 철회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들은 "요구 사항을 모두, 당장에 수용하기는 힘들 것이므로 오늘 오후 5시까지 세가지 중에서 한가지라도 받아들여지면 농성을 풀고 내려가겠다"며 "3가지 요구사항이 안 된다면 최소한의 여지라도 보여달라. 그렇지 않으면 목숨을 걸고 농성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태풍이 북상 중이고 시민사회와 수많은 국민들이 우리의 안전을 염려해 타워크레인에서 내려올 것을 바라고 계시지만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는 상황에서 그 뜻에 따를 수가 없다"며 무조건 농성을 해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또 "잘못된 4대강 사업이 99 % 진행되고 단 1%만 남아도 그 1%를 위해 이 사업은 중단되어야 한다"며 거듭 사업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날 농성지원 상황실을 찾은 김두관 경남지사는 이들과의 전화통화에서 "태풍이 오고 있어 내려와서 싸웠으면 한다"며 "3가지 조건을 정부여당이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공식ㆍ비공식적으로 도가 할 수 있는 일을 정리하겠다"며 타워크레인에서 내려와줄 것을 호소했다.
영남시민사회 대표자들도 이날 오후 농성 상황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할 경우 강바닥 위에서 양날개를 바람에 내맡긴채 서 있는 타워크레인 농성자들의 안전과 생명을 보장할 수 없다"며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대다수 국민들의 염려를 반영해 농성자들이 크레인에 내려와 귀환해주기를 간절히 요구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정부에 대해서도 "정부는 태풍이 오니 안전을 위하여 내려오라며 내려오지 않으면 책임은 너희 몫이라고 강압을 요구하고 있을뿐 농성자들이 요구했던 사항에 대한 답변은 여전히 없다"며 "안전한 귀환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달려있으니 4대강 사업중단과 국회검증 특위 구성 요구에 답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환경운동연합도 이날 태풍으로 인한 농성자들의 신변이 크게 위험해질 것을 우려, 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신청서에서 "태풍과 폭염으로 고공의 활동가들이 안전의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20일째가 되는 지금도 답이 없다"며 "더구나 시공사와 경찰서가 인간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를 계속 하고 있어 긴급 구제를 요청한다"고 신청 사유를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성인 남자 1일 기초대사량에도 못 미치는 양으로 식량을 제한하고 밤낮으로 강한 빛과 소음, 위협적인 행동으로 폭염으로 탈진한 활동가들의 수면을 방해하는 등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가 계속되고 있다"며 "또한 집회신고를 한 장소에서 행사를 방해하는 것은 물론 대낮에 벌어지는 폭력에 경찰이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직무를 유기하고 충돌을 조장하고 있다"며 인권위원회가 긴급히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image/article/2010/08/1016220216111500.jpg)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