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문수스님, 3년만에 방문 열고 나서 MB 질타후 분신
"내가 소신해야 4대강 문제가 해결될 수 있겠다"
31일 <불교닷컴>에 따르면, 1998년 사태 때 정화개혁회의에서 함께 활동했던 도반인 관행 스님은 "충격적이지만 스님의 유지를 이어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소신공양의 전모를 <불교닷컴>에 털어놨다.
문수 스님은 지난 3년동안 지보사에서 문밖을 나서지 않는 이른바 무문관식의 용맹정진을 해왔다. 그러던 스님은 지난 30일 3년 만에 방문을 열고 나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개발에 대해 신랄하게 성토했다고 한다. 당시 스님은 "내가 소신해야 4대강 문제가 해결될 수 있겠다"는 말을 도반들에게 했다고 관행 스님은 말했다. 스님은 방에서 신문 등을 통해 바깥 소식을 접했다고 관행 스님은 밝혔다.
문수 스님은 다음날인 31일 오전7시30분께 사찰 인근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 한 통을 사온 뒤 그 길로 사찰을 나왔다. 경찰은 "군위읍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 2만5천원 어치를 사가지고 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했다.
오후 2시30분께 주민 이모씨가 제방에 불이 났다며 119에 신고했다. 출동한 소방서 직원과 경찰이 발견한 것은 거의 뼈만 남다시피한 스님의 법구였다. 경찰은 스님의 법구를 수습해 인근 삼성병원에 안치했다.
스님이 소신한 자리에는 남아 있는 재등을 미뤄 마른 갈대 등으로 미리 소신할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경찰은 스님의 법구 옆에 가지런히 정돈돼 있던 스님의 유품 등으로 스님의 신원을 확인했다.
경찰은 스님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법구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옮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앙승가대 17기 도반 등을 중심으로 법구의 부검 여부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님의 한 도반은 "소신공양이 확실한 데 갑자기 국과수에 법구를 옮겨 부검하겠다는 것은 사태를 조용히 마무리하려는 것 아니냐"며 "날이 밝는대로 총무원과 스님의 부검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스님은 "전날 4대강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고, 오전에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샀으며, 법구 주변에서 스님의 정돈된 유품을 발견했음에도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하겠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혹시 6.2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칠까봐 사건을 조용히 덮으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
조계종 총무원 6월 1일 종무회의를 열어 스님의 입적을 애도하는 논평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한강선원을 개원하는 등 4대강 사업에 반대하고 있는 수경 스님 주축의 '4대강 생멸살림 불교연대'는 31일 오후7시부터 조계사 옆 마당에서 진행한 문화공연 도중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 소식을 참가자들에게 알렸고, 스님의 입적을 애도하는 묵념을 한 참가자들은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공연을 이어간 뒤 공연후 대책을 논의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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