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미-중, '천안함과 6자회담 분리' 합의한듯"
"천안함은 영구미제화", "한국, 외딴 섬 될 수도"
정세현 전 장관은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방중 허용이 '천안함 물타기'가 아니냐는 보수언론의 비판에 대해 "우리가 국내적으로 천안함 정국에 함몰돼 있다 보니까 그런 분석이 나올 순 있다고 생각한다, 시기적으로"이라면서도 "그런데 국제적인 시각에서 보면 오늘이 미국 시간으로 NPT 회의가 28일까지 열리는 첫날이다. 두 번째는 지난 4월 29일 날 힐러리 미 국무장관과 중국의 다이빙궈 국무위원 사이에 6자회담 문제를 놓고 상당히 장시간 깊은 얘기가 오고갔던 걸로 지금 보도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국제적인 시각에서 보면 중국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모멘텀을 열어나가기 위해서 김정일 위원장을 불렀다, 이렇게 봐야 되지 않는가 하는 생각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 전 장관은 이어 주변강국들의 입장과 관련, "중국으로서는 지금 당초에 이 천안함 사고가 난 직후부터도 '6자회담과 천안함은 별개다' 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고 러시아도 그런 입장이었고, 미국도 사실은 그렇게 가고 싶었는데 동맹국인 한국이 워낙에 세게 이걸 밀어붙이니까 좀 동조하는 그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가 사고 한 달이 지나면서부터는 입장을 좀 바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입장과 관련, "천안함의 원인규명 관련해 가지고는 이미 미국 쪽에서, 미국 정부의 입장도 그렇다고 보는데 미국의 언론들이 영원히 미제사건이 될 수 있다 라는 식으로까지 얘기하고 있지 않나"라고 반문한 뒤, "그렇다면 국제정치적인 입장에서 보면 영원히 미제가 될 수도 있는 사건을 6자회담의 조건으로 하는 것이 과연 옳으냐 하는 그런 논의가 상당히 진전되지 않았나, 러시아도 그렇고 미국도 초기에는 좀 한국정부의 눈치를 보는 듯 했지만 힐러리 국무장관이 다이빙궈하고 얘기하는 과정에서 아마 그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나는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의 입장에 대해서도 "천안함 관련해서 상하이 엑스포 개막식에서 우리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만났을 때는 천안함에 대해서 위로는 했다"며 "그러나 바로 직후에 또 김영남 북한위원장을 만나 가지고 조중 간에는 그것보다 사실은 강도 높은 얘기가 오고갔다. '앞으로 국제문제와 관련해서 항상 협력하고 지지한다'는 그런 얘기를 주고받았기 때문에 천안함은 거기서 물타기가 끝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향후 우리정부의 대응 방향과 관련, "지금 6자회담은 천안함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회담은 아니지 않나? 천안함 사건보다도 어떤 점에서는 더 심각하고 중대한 문제인 핵 문제,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회담인데 손가락 곪는 줄만 알지 염통 썩는 줄 모른다는 속담이 있지만 이 천안함 사건 때문에 6자회담에 비협조적이라든지 참가를 안 한다든지 하는 경우에 북핵 문제가 어떻게 되겠나"라고 반문한 뒤, "그런 점에서는 우리가 지금 6자회담과 천안함을 분리해서 처리하고 접근하는 그런 현명한 정책이 나와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제정세가 전반적으로 그 방향으로 간다 할 경우에 우리 정부가 계속 고립의 외딴 섬에 남아있는 경우에 국내적으로 받을 부담이 더 클 수 있다"며 "따라가야 될 것"이라며 거듭 이명박 대통령에게 6자회담과 천안함을 분리해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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