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유훈정치, 타임머신정치, 노병정치라니..."
이대근 에디터 "말라빠진 어미 젖을 빠는 가련한 새끼의 모습"
"성능 좋아진 이명박에 민주당은 과거로 회귀중"
이대근 에디터는 이날자 칼럼 <변하는 이명박, 변함없는 민주당>을 통해 우선 최근의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일을 크게 그르쳐 놓고서는 변명하며 자기방어에 급급해하는, 소심한 이명박의 모습이 요즘 잘 보이지 않는다"며 "편향적인 보수주의 이념을 이 사회에 주입한다고 갈등과 분열을 조장해 놓고는 수습할 줄 몰라 안절부절못하던 장면도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노무현의 죽음을 대하는 태도와 김대중의 죽음에 대처하는 방식이 다를 만큼 변화의 속도감도 느껴진다"며 "드디어 자기 실수를 바로잡는 학습 능력이 생긴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개각 논의에서 알 수 있듯 사람을 쓰는 솜씨도 전보다는 조금 나아진 듯하다"며 '개혁 총리'를 발탁하려는 움직임을 지적한 뒤, "최근 변화가 중도·실용이라는 개념에 딱 들어맞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그로 인해 이명박 지지율은 상승 국면"이라며 최근 <경향> 조사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이 40%를 넘은 대목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물론 그 변화의 실체는 있는지, 그가 뭘 잘했다는 건지 따질 것은 많다. 그는 아직 용산참사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 4대강 살리기, 방송 장악, 인터넷 통제, 국가인권위원회 축소, 공안 기능 강화 문제도 있다. 부자감세에 일자리는 줄고, 빈부 격차는 커지고 서민들은 살기가 어려워졌다"면서도 "그러나 중도·실용 행보의 정치적 효과 때문인지 이명박 반대와 비판의 목소리에는 예전처럼 힘이 실리지 않는다"며 본격적으로 범야권의 대응을 문제삼기 시작했다.
그는 "그(이 대통령)는 이제 소리 나는 인형이다. 아무리 때려도 아파하기는커녕 중도·실용·친서민이란 말만 반복할 것이다. 무조건 때리면 손해 볼 수 있다"며 "이렇게 성능 좋아진 이명박과 맞서게 된 민주당이라면 긴장해야 할 텐데 지금 무얼하고 있느냐 하면, 바야흐로 과거로 내달리는 중"이라고 민주당을 힐난했다.
그는 더 나아가 "이명박은 과거를 지워 자기 앞길을 열고 있는데, 반대세력은 과거를 되살려 내느라 애쓰고 있다"며 "김대중·노무현 생존시에는 그들의 한계를 어떻게 뛰어넘을 것인지 조금이나마 고민하던 민주당이 그들 사후에는 유지·계승을 주장하며 다시 울타리 안으로 뛰어들어갔다"고 지적했다.
"유훈정치, 타임머신정치, 노병정치..."
이 에디터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울타리 안으로 들어간 그들은 예상대로 갖가지 퇴행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누굴 중심으로 뭉치라 했다느니 하는 북한식 유훈통치, 동교동계니 친노니 하는 타임머신 정치, 노병은 죽지 않았다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 돌리는 노병정치, 가장 현실적이어야 할 정치의 이 초현실성이 놀랍다"며 범야권을 싸잡아 질타했다.
그는 재야 원로들에 대해서도 "지난 10년 정권에 대해 비판과 견제를 제대로 못했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재야 원로들도 이명박과는 싸우겠다며 민주통합 시민행동이란 걸 만들기로 했다고 한다"며 "이제야 행동을 하겠다니! 너무 늦었다"고 힐난했다.
그는 "그들이 빚어내는 80년대적인 고색창연한 흑백의 풍경이 쓸쓸하다. 반대세력은 통제되지 않는 과거 회귀 본능이 있는가. 왜 과거로만 달릴까"라고 개탄했다.
"말라빠진 어미의 젖을 빠는 가련한 새끼"
이 에디터는 '지난 10년'에 대해서도 "권력과 명예를 나눠 가졌던 이들은 10년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겠지만, 그때 역시 영광만 있었던 게 아니라, 부패와 무능, 배신이 있었으며 시장의 폭력이 있었고, 많은 서민들의 고통이 있었다"며 "10년은 ‘지금 우리’의 길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더 나아가 "미래라는 수레를 끌고 갈 동력이 떨어진 민주당으로서는 민주화 운동의 추억을 자극해서라도 힘을 보충받고 싶어할 것"이라며 "그러나 그건 말라빠진 어미의 젖을 빠는 가련한 새끼의 모습"이라는 독설적 비유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젖을 떼야 한다. 민주대연합 운운하며 무조건 뭉치자는 것 역시 젖을 보채는 철부지의 울음일 뿐"이라며 "민주당은 지금 뭉치지 못해서가 아니라 똑바로 서 있지 않아서 문제이다. 그 치명적 약점은 이명박 반대를 열심히 한다고 메워지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는 "민주당이 당사에 두 대통령의 사진을 내걸었다. 자신들을 구원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부적 같아 보인다"며 "그런 민주당에 이 한마디를 해주고 싶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는 말로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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