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李대통령에 '남북협력 진전' 메시지
李대통령 "진정성 갖고 대화하면 해결하지 못할 일 없어"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부터 30분간 청와대에서 김기남 노동당 비서, 김양전 통일전선부장 등 북 조문단 일행을 접견했다. 당초 이날 접견은 15분간으로 예정됐다가 늘어난 것이어서, 양측간에 심도 있는 얘기가 오간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 "접견에서 북한 조문단은 남북협력 진전에 관한 김 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밝혀, 김 위원장이 적극적 대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추정됐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북한 조문단이 조문을 온 데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한 뒤 "남과 북이 어떤 문제든 진정성을 갖고 대화로 풀면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우리 정부의 일관되고 확고한 대북원칙을 설명한 뒤 이를 김 위원장에게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북 조문단은 이에 "면담의 기회 주신 것을 감사드린다"며 "남과 북이 협력해 모든 문제를 해결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날 면담은 진지하고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김정일 메시지 내용과 관련, "그 내용은 민감성 때문에 공개하지 않겠다"며 "대변인 브리핑에서 말한 취지에 충분히 담겨 있다"고 말해 김 위원장이 적극적 관계 개선을 희망했음을 거듭 시사했다.
그는 이날 회동 형식과 관련, "한마디로 말하면 패러다임 시프트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관계가 특수한 관계지만 이제 남북관계도 특수한 관계의 틀에서 벗어나 국제적 보편타당한 원리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접견에 우리 측에선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김성환 외교안보수석이 배석했고, 북측에선 김기남 노동당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원동연 아태위원회 실장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 예방을 마치고 숙소인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로 돌아온 김 비서는 '무슨 이야기를 나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 잘 됐다"고 답했고 출국에 앞서 숙소를 떠나며 "좋은 기분으로 간다"고 말했다.
북측 조문단은 이날 12시10분께 김포공항에서 통일부 홍양호 차관과 김남식 교류협력국장의 배웅을 받으며 고려항공 특별기를 타고 평양으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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