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작전 문건' 폭로에 쌍용차 진입 포기
군사작전 방불케 해, 야당의원들도 진입저지 농성 합류
생산.품질.연구소, 구매관리 직원 3천여명은 이날 오전 8시50분께부터 공장 정문 인근 2곳과 후문 1곳 등 3곳에 모여 각각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정문 오른편 공터 앞에 생산.품질부문 직원 1천400여명, 정문 왼편으로 200m 떨어진 출입구 앞에 연구직원 600-700명, 후문 앞에 구매관리.영업부문 직원 500-700명이 모였다. 3곳에서 동시에 진입한다는 계획.
쌍용차 직원협의체는 이날 오전 9시 결의대회에서 점거파업 중단 노조원들에게 "옥쇄파업이 지속돼서는 회생계획안을 작성하기도 전에 파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며 "옥쇄파업을 중단하고 회사 정상화에 동참하라. 남은 4천500 직원들과 협력업체 20만 가족들의 생계가 걸려 있다"며 점거농성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20여분간 결의대회를 가진 이들은 공장 진입을 위해 담을 따라 도보로 행진하며 담을 사이에 두고 공장 안에 있는 노조원들과 대치하고 있다.
이에 맞서 정문 앞에는 쌍용차 가족대책위 소속 20여 명이 상복을 입고 장미꽃과 색종이로 만든 바람개비를 들고 "함께살자"며 직원들이 공장에 들어오지 말 것을 호소했다. 임신 5개월의 이정아 가족대책위대표는 "사람답게 사는 게 이리도 힘드냐"며 "눈물이 참 많이 난다"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 자리에는 홍희덕 민노당 의원,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 유일원 창조한국당 의원도 함께 자리를 하고 있다.
사측은 직원들의 자발적 공장 복귀라고 주장하나, 공장 점거농성중인 노조는 16일 사측이 치밀하게 준비해 온 사실을 입증하는 <내 일터 찾기 계획(안)>, <진입대오 인원 편성 및 역할과 임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입수해 공개했다. 이 문건은 15일자로 작성된 문건이다.
문건에 따르면 사측은 비해고 노동자들을 3개조 16열로 편성, 갈고리와 포크레인, 지게차 등을 이용해 공장 울타리를 무너뜨리고 진입한다. 또 채증조도 함께 투입한다.
문건에는 각 상황에 따른 물리력 동원 수위와 방법은 물론 조편성 및 배치도, 공장 진입 경로 등이 자세히 기술돼 있어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경찰은 양측간 충돌에 대비해 17개 중대를 회사 주위에 배치해 놓은 상황이다.
한편 사측은 노조가 진입작전 문건을 폭로하고 의원들이 노조와 함께 진입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자, 16일 진입을 포기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장인 곽상철 전무는 이날 오전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평택공장 내에 외부 세력이 많이 들어가 있는 상태여서 우리 임직원들이 정상진입을 할 수도 없고, 의미 또한 없다"며 "앞으로 궐기대회와 같은 방식을 통해 노조측에 우리의 입장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 갖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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