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에서 한국 야구팀에 연패한 일본의 언론들이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져있는 일본의 '국민타자' 스즈키 이치로(35)를 맹비난하며 "전범(戰犯)"이란 극한 표현까지 사용했다. 일본이 한국전 연패에 얼마나 극심한 공황적 충격을 받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반증이다.

일본의 <석간 후지>신문은 18일 이치로가 한국전에서 4타석 무안타로 침묵한 대목을 지목하며 "일본 벤치 스탠드에서 새어나오는 탄식이 태평양을 건너 일본에도 들려왔다"며 "이치로 방망이에서 쾌음이 들리지 않는다. 범타만 휘두를 뿐"이라고 탄식했다.

신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치로는 전날 연습후에도 특유의 '이치로류(流)' 말로 한국을 도발했다"며 "(한국과는) 헤어진 그녀와 길에서 자주 마주치는 느낌이다. 이럴 바엔 결혼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그때까지 연(緣)이 있다면"이라며 이치로의 한국 자극 발언을 힐난하기도 했다.

신문은 이어 "'헤어진 그녀' 한국의 선발 봉중근 투수는 사실은 이치로의 열광적 팬이다. 등번호도 이치로처럼 51번이고 이치로의 사인볼을 자택에 보관할 정도"라며 "헤어진 그녀로부터 뺨을 맞은 꼴"이라며 봉중근의 공을 치지 못한 이치로를 비아냥댔다.

신문은 "이치로가 이대로라면 영웅이자 천재로 살아온 야구인생에서 최초로 '전범'이란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한국전에서 패한 이치로를 전범으로 규정했다.

<산케이 스포츠>도 "팬이 큰 기대를 걸었던 이치로의 타격 부진이 심각하다"며 "톱 타자 이치로가 출루하고 이어 득점을 하는 게 일본 공격 패턴"이라며 이치로가 일본 패배의 주범임을 강조했다.

신문은 쿠바와의 19일 게임에 대해서도 "1회전에서는 일본이 쿠바를 이겼으나, 쿠바는 이번에 국가의 위신을 걸고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며 "쿠바의 파워를 이기기 위해선 이치로의 부활이 저팬에게 필수불가결하다"며 이치로의 분발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