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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리그 챔프 미포조선, K리그 승격 '갈팡질팡'

'무조건 승격' 입장서 '승격유보'로 후퇴. '제2의 국민은행 사태'?

올시즌 국내 프로축구 2부리그격인 내셔널리그(N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울산미포조선이 당초 'K리그 무조건 승격' 입장에서 '승격유보'로 한 발 후퇴, 지난해 고양국민은행의 승격거부 사태에 이어 또 다시 N리그 우승팀의 K리그 승격거부사태가 벌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포조선은 지난 2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수원시청과의 2007 N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4-1로 승리, 앞서 벌어진 1차전(23일) 3-0 몰수경기 승리에 이어 2연승으로 N리그 우승과 함께 내년 시즌 K리그 승격권을 획득했다.

미포조선으로서는 지난 2003년 실업축구가 K2리그가 N리그로 개편된 이후 첫 우승이자 지난 1998년 창단이래 10년만에 K리그 승격권 획득이다.

당초 미포조선이 N리그에서 우승할 경우 K리그 승격여부에 대해 '무조건 승격'이라는 입장을 천명해왔고, 내셔널리그측에 K리그 승격에 관한 확약서까지 제출해놓은 상황인 만큼 축구계 관계자들은 이날 미포조선측에서 K리그 승격 입장을 재확인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경기직후 미포조선 노흥섭 단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으로서는 K리그 승격을 유보할 수 밖에 없다. 이른 시간 내에 구단의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당초의 '무조건 승격' 입장에서 한 발 후퇴한 입장이다. 당초의 입장을 뒤엎어 승격을 거부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 하다.

만약 미포조선이 지난해 N리그 우승을 차지하고도 K리그 승격을 거부한 고양국민은행과 같이 승격을 거부한다면 대한축구협회가 야심차게 추진중인 '업다운제 기반 디비젼시스템'의 구축은 치명타를 입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정몽준 축구협회장이 1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을 모기업으로 하고 있는 미포조선의 K리그 승격거부는 단순한 승격거부 이상의 의미가 있다.

당초 확고한 K리그 승격입장을 천명했던 미포조선이 K리그 승격에 주저하고 있는 원인에 대해 축구계 관계자들은 서울로의 연고지 이전부담과 이에 따른 각종 비용에 대한 부담때문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미포조선축은 당초 K리그 승격시 서울로의 연고지 이전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잡고 있었다. 이에 대해 지역여론도 현재 K리그팀인 울산현대가 울산을 연고지로 활약하고 있는 만큼 미포조선이 연고지를 이전할 경우 굳이 연고지 이전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세인 상황이다.

결국 남는문제는 비용문제.

미포조선이 서울을 연고지로 K리그에 입성하려면 일단 K리그 승격에 따른 연맹 가입금 10억원과 축구발전기금 10억원, 그리고 서울입성에 따른 월드컵경기장 건설분담금 75억원을 합쳐 총 95억원을 내야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K리그 승격 제도가 만들어지기 이전인 지난 2004년 “서울을 연고로 하는 K리그 팀은 2개로 하되, 1개 팀은 연고지 이전이 가능하고, 나머지 1개 팀은 창단팀으로 한다. 2개 팀은 월드컵경기장 건설분담금 중 축구계 몫인 150억원을 75억씩 분담한다”고 규정한바 있다.

그러나 이런 규정을 사전에 모를리 없었던 미포조선이 단순히 비용문제만을 이유로 새삼스럽게 이제와서 K리그 승격을 주저한다는 추측도 사실상 설득력이 부족하다.

일각에서는 현재 미포조선측이 K리그 승격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은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의 불미스러운 몰수경기파문으로 인해 우승을 하고도 찜찜한 팀 분위기와 우승팀으로서의 이미지에 상처가 난데 대한 불만을 표시하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포조선 노흥섭 단장이 인터뷰에서 "회사 내부적으로 이런 분위기 속에서 K리그로 올라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의견도 있다"고 미포조선 내부 분위기를 전한 점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포조선은 29일 모기업인 현대중공업 임원들과 내부 회의를 거쳐 다음 주 초 연맹이나 보도자료 등을 통해 최종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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