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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토종감독론', 대표팀감독 선정에 영향줄까

"기술위 잣대대로라면 국내지도자는 영원히 국가대표 감독 못해"

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 기술위원회(기술위)가 핌 베어벡 감독의 후임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자리에 또 다시 외국인 지도자를 선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 프로축구 성남일화의 김학범 감독이 현 기술위의 대표팀 감독 선임 기준을 비판하며 국내 지도자에게도 기회를 줘야한다고 강하게 주장한 내용이 보도되면서 대표팀 선임을 둘러싼 기류에 변화가 생길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히딩크 이후 외국인 감독들의 성과 다시 생각해봐야"

김감독은 지난 8일 성남탄천구장에서 있은 K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 미디어데이 기자회견에서 '공석인 대표팀 감독에 다시 외국인을 선임하는 쪽으로 방향이 굳어졌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기다렸던 질문" 이라고 운을 뗀 뒤 작심한듯 '토종감독론'을 주장했다.

김감독은 "기술위의 잣대를 보면 아예 국내 지도자에게는 기회조차 제공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보여진다"면서 "자격 요건 등으로 월드컵 16강, 8강 등 성적을 이야기하는데 국내 지도자가 월드컵을 나가 본 적이 있어야 내놓을 성적이 있을 것이 아니냐"며 기술위의 감독선임기준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감독은 또 "한일 월드컵 이후 계속 외국인이 대표팀을 이끌었는데 그들이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해 놓은 것이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국내 지도자를 키우려면 심사숙고해 그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 국내 지도자들 중에도 능력 있는 분이 많다."는 말로 국내 지도자에게 대표팀 감독을 맡을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을 요구했다.

기술위, 당초 국내 지도자 선임 기류에서 다시 외국인 지도자 선임으로 급선회

지난 2007 아시안컵 성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베어벡 감독이 감독직에서 사임한 이후 국내 축구계는 "이번 만큼은 국내 지도자에게 대표팀을 맡기자"는 분위기가 주류를 이뤘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축구협회 기술위도 박성화 올림픽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면서 성인대표팀 감독 선임을 추후로 미루는 과정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지도자에게 대표팀을 맡긴다는 기본원칙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최근에 한 언론의 보도내용에 따르면 수원삼성의 차범근 감독이 신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최우선 순위에서 고려됐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감독 선임시한이 다가오면서 기술위는 다시 외국인 지도자 선임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 기술위 스스로는 국내외 감독을 모두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밝히고 있으나 실제로는 외국인 감독 선임으로 방향을 정했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정설이다.

외국인 지도자 '맹신'에 비판여론. 여론에 민감한 축구협회 대응 주목

실제로 이번 기술위의 대표팀 선정기준을 보면 김학범 감독의 지적대로 월드컵 16강 진출경력 등 국내 지도자들이 충족하기 힘든 조건들이 포함되면서 일각에서는 "국내 후보자들은 이번에도 들러리"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축구협회가 번번이 외국인 감독에 의존하는 현상을 두고 "경력이 검증된 지도자를 내세워 축구협회나 기술위는 국제대회에서늬 성적이 부진할 때 그 책임을 외국인 감독에게 전가하고 자신들은 면피하려는 의도"라고 꼬집는 이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의사결정과정에 있어 여론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축구협회임을 감안한다면 외국인 지도자 선임에 대한 비판여론은 물론 성남의 2년연속 정규리그 1위를 일궈낸 감독이자 K리그 최고의 지도자로서 손꼽히는 김학범 감독이 주장한 '토종감독론'에 대한 여론의 반응에도 관심을 기울일 가능성이 높다.

기술위에서 정한 대표팀 감독의 선임 시한까지는 약 3주의 시간이 남아있다. 김학범 감독의 '토종감독론'이 기술위의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지켜볼 일이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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