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아시안컵축구대회 기간 음주로 물의를 빚은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이운재(34.수원) 등 4명에게 대표선수 자격정지 1년의 징계가 내려졌다.

대한축구협회 이갑진 상벌위원장은 2일 오전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어 이런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음주를 주도한 이운재 선수의 경우 이밖에 대한축구협회가 주최하는 대회에 3년 간 출전 정지와 함께 사회봉사 80시간을 이행하도록 했다. 이운재와 함께 음주를 한 우성용(34.울산), 김상식(31.성남), 이동국(28.미들즈브러)에 대해서는 대표 선수 자격정지 1년과 축구협회가 주최하는 대회 2년 간 출전정지, 사회봉사 40시간의 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이들은 소속팀의 K-리그 경기 출전에는 계속 출전할 수 있어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갑진 축구협회 부회장겸 상벌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표선수중에서도 기량뿐 아니라 기강면에서 모범을 보여야 할 위치에 있는 고참선수들이 규정을 위반한 점은 대표팀의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판단하여 응분의 처벌을 내리게 됐다"면서 "주장인 이운재를 이번 사건의 주동자로 규정하고 우성용, 김상식, 이동국을 가담자로 규정해 징계의 수위에 차등을 뒀다"고 징계결정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그러나 "이번 징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개인적인 인터뷰를 통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고, 상벌위원회에 출석해서도 거듭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 징계과정에서 참작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번 징계의 효력이 대표팀과 축구협회에 국한된 배경에 대해서는 "소속팀에서 대표팀으로 차출되면서 관리권이 이양된 상황에서 이번 사태의 인과관계와 무관한 소속팀에 대해서는 그 피해를 최소화 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상벌위원회는 이날 이번 사태와 관련, 관리책임이 있는 코칭스테프 중에 현재 징계의 실효가 없어진 핌 베어벡 전감독과 압신 고트비 코치를 제외하고 홍명보 코치와 코사 골키퍼 코치에 대한 제재를 논의했으나 대표팀 운영규정상 대표팀에 대한 관리책임은 전적으로 감독의 고유책임사항이라는 점을 근거로 누구도 그 책임에 대해 감독을 대신할 수없다고 판단, 홍 코치와 코사 코치에 대해 엄중 경고하는 선에서 마무리 지었다.

홍 코치는 이날 상벌위원회에 출석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핌 베어벡 감독, 고트비 코치, 코사 골키퍼 코치 등 외국인 코치들이 있었던 상황에서 내가 더 세세한 부분을 신경썼어야 했다는 점에서 내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대국민사과를 했다.

한편 이동국 선수는 영국 현지언론에도 음주파문 사실이 보도되면서 곤욕을 치루는 등 여러모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