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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안정환 사태'로 이미지 추락

서포터즈-구단 모두 진솔한 사과 없이 책임회피 급급

프로축구 사상 초유의 사건으로 기록된 안정환(수원삼성)의 관중석 난입사건은 결국 안정환에게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출장정지 없이 벌금 1천만원을 부과하는 것으로 일단락 됐다.

그러나 '안정환 사태'의 후폭풍은 여전히 거세다.

당시 안정환의 관중석 난입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FC서울의 서포터즈가 누구인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엉뚱한 사람이 안정환의 가족을 모욕한 장본인으로 지목돼 사이버 테러를 당하는가 하면 안정환에 대한 일방적인 징계조치에 반대하는 축구팬들이 서울 구단과 서포터즈의 공식사과와 프로연맹차원의 징계를 요구함과 동시에 안정환에 대한 재심요청 움직임을 보이는 등 이번 사태의 파문은 좀처럼 사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건의 원인제공 당사자인 서울 서포터즈는 물론 당시 수원과 경기를 벌인 서울 구단 모두 그동안 쌓아왔던 긍정적인 이미지가 한순간에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서울 서포터즈의 대표는 1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동영상을 조사해본 결과 안정환 부인에 대한 욕설은 없었다"면서 "부인에 대한 모욕이 밝혀지면 사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포터즈의 부적절한 표현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었느냐를 떠나 비뚤어진 응원행태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한 반성의 태도는 전혀 찾이볼 수 없는 태도였다.

다만 "안정환의 징계는 유감"이라는 말로 정치인들 입에서나 나올법한 표현으로 스스로의 책임에 대해 회피하는 모습을 보일 뿐이었다.

서울 구단도 스스로의 책임에 애써 눈감는 모습을 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서울 구단은 안정환의 관중석 난입사건이 일어나자 그 불똥이 구단으로 튀는 것을 우려한 나머지 언론에 대한 코멘트를 극도로 자제했다.

안정환의 징계가 결정된 이후에는 한 구단 관계자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서울 구단은 당사자가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네티즌들은 물론 서울 서포터즈들에게까지 "언제나 서포터즈가 12번째 선수라고 하더니 결국 구단과 서포터즈는 별개였냐'는 비난이 빗발치자 서둘러 해명하는 헤프닝을 벌이는 등 시종일관 사태의 무마에만 급급하는 모습으로 빈축을 샀다.

당시 경기의 당사자였고 홈팀이었던 서울이 이번 사건을 대하는 태도는 마치 당시 경기가 벌어졌던 경기장내의 질서유지와 안전유지에 대해 서울은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듯한 인상을 주기 충분했다. 구단 차원의 변변한 유감표명이나 사과는 현재까지 전무한 상황이다.

구단과 서포터즈 모두 책임있는 사과와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함으로써 서울은 K리그 유일의 수도연고 구단으로서의 위상과 이미지에 씻을 수 없는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다.

서울은 그동안 안양에서 서울로 연고지를 이전한 이후 K리그 팬들로부터 '안양시민을 무시하고 돈벌이를 쫓아 서울로 도망갔다'는 비난에 시달려왔지만 공격적이고 재기발랄한 마케팅 아이디어로 꾸준히 팬층을 넓혀 올시즌에 들어서는 일찌감치 시즌 티켓이 마감되고 홈경기 관중이 늘어나는 등 구단 이미지 개선효과와 함께 흥행면에 있어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이번 '안정환 사태'의 발생과 이후 구단과 서포터즈가 보여준 태도는 한국축구와 K리그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기 충분했다.

그 결과 서울의 선수들은 오는15일 부터 재개되는 K리그 경기에서 상대선수들과의 싸움 이외에 다른 구단 서포터즈들은 물론 서울팬이 아닌 전체 축구팬들로부터의 야유와 비난과도 싸워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현재 서울은 올시즌 정규리그 8위에 랭크돼 있다. 시즌 전 우승을 장담했지만 지금은 6강 플레이오프 진출도 낙관하기 어려운 지경에 놓여있는 팀상황을 감안한다면 현재의 상황은 구단과 서포터즈들이 선수들에게 불필요한 짐을 하나 더 얹어준 셈이 됐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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