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김성태에 왜 국보법 적용 안했냐", 부메랑 자초?

검찰 수용시 이재명-이화영에도 적용 가능성. 민주당 전통과도 배치

2023-07-27 20: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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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7일 검찰이 800만달러를 대북송금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에 대해 국가보안법을 적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법거래'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을 국보법 위반으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나섰다.

그러나 김 전 회장에게 국보법을 적용할 경우 대북송금에 관여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물론, 검찰이 조만간 영장을 발부하려는 이재명 대표에게도 마찬가지로 국보법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아져 당 안팎에서 '자충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 ‘김성태 회장이 직원들을 통한 휴대 밀반출 및 환치기로 800만 달러를 국외로 몰래 반출해 북한 조선 아태위 부실장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며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이 북한에 돈을 전달했다면 국가보안법 상의 편의제공,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상의 ‘재산국외도피’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편의제공은 10년 이하 징역, 재산국외 도피는 무기나 10년 이상 징역에 처할 수 있다"며 "그러나 검찰은 김성태 전 회장을 1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인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만 기소했다. 검찰 공소장에 적시한 김 전 회장의 범죄 내용에 비추어 본다면 터무니없이 가벼운 기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법거래가 아니라면 왜 김성태 전 회장을 국가보안법이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으로 기소하지 않았냐?"며 "국가보안법 위반을 인지하고도 수사하지 않는 것은 국가보안법 제11조 ‘특수직무유기’에 해당한다. 회유와 협박, 사법거래와 ‘봐주기’ 기소가 윤석열 검찰의 수사 방식이냐"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 사회의 정의와 법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검찰의 비열한 수사를 용납할 수 없다"며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이 제1야당 대표를 탄압하기 위해 회유와 봐주기 수사를 한다면 관련 혐의에 대한 고발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이같은 검찰 고발 방침은 이재명 대표를 향한 검찰의 수사를 차단하기 위한 으름장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자칫 검찰에 결정적 빌미를 제공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검찰이 민주당 요구를 받아들여 관련자들은 물론이고 이재명 대표에게도 국보법을 덜컥 적용할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대북송금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가 옥중서한을 통해선 번복하는 등 극한혼란 상태에 빠져있는 이화영 전 지사의 반발을 자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보법이 적용될 경우 장기 수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국보법 적용 주장은 민형배 의원을 대표발의자로 김남국, 깅용민, 최강욱, 양이원영 등 친명계 의원들이 대거 지난 2021년 국보법 폐지 법안을 발의했던 것과도 앞뒤 모순된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국보법 적용에 부정적이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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