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수진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을 “중상모략”이라고 주장한 사실이 드러나 '2차 가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김 명예교수는 지난 9일 경기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열린 박 전 시장 3주기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통해 “너의 마지막 결단을 둘러싸고 수많은 억측과 비난과 중상모략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며, 고인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누구보다 자신에게 추상같이 엄격하고 또 당당하려 했던 인간 박원순 평생에 걸친 삶의 자세가 고스란히 응축된 결단, 결코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스스로에게 당당하기 위해서 주저 없이 내린 결단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아가 "나 자신 여학교 교수직을 수십 년 해 오면서 무수히 많은 여제자들을 가르치고 길러냈는데 나를 스승으로서 존경하고 사랑하고 따랐던 제자들이 당연히 많았다"며 "이들과 손목도 잡고 어깨를 두들기며 격려도 하고 또 국내외에서 학위도 받고 취업도 하게 되면 얼싸안고 함께 기쁨을 나누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사제 간의 정 나눔이지 여기에 무슨 도덕적 윤리적 일탈이 개입했겠니?"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일개 교수가 그러했는데 수천수만의 지지자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아 온 너에게 그야말로 저열한 주홍글씨가 제대로 씌어질 리가 없잖니?"라며 법원과 국가인권위가 인정한 성추행을 '저열한 주홍글씨'로 규정했다.
김 명예교수는 이 추도사 전문을 지난 1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11일 논평을 통해 "추악한 성범죄마저 미화하는 자칭 ‘운동권’이라는 세력의 몰염치, 내로남불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피해자에 대한 명백한 2차 가해이자, 반인권적 행태"라고 질타했다.
이어 "박 전 시장의 추악한 민낯은 문재인 정권의 국가인권위원회조차 ‘성추행이 있었다’고 판단했으며, 법원 또한 인정한 객관적 사실"이라며 "경남 창녕에 있던 박 전 시장의 유해를 새벽에 모란공원으로 기습 이장한 것만 봐도 유족 스스로 떳떳하지 못하다고 여긴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모란공원은 우리나라 민주화·노동 운동가들이 다수 안장돼 있어 ‘민주화의 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전태일 열사를 비롯해 박종철 열사 등의 묘소가 있다"며 "과연 이곳에 성범죄와 인권유린의 장본인인, 박 전 시장이 묻힐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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