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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백태", 여론조사 왜곡, 돈다발 던지기...

<토론회> "지방선거 정당공천 배제해야"

각 정당이 ‘국민참여 공천’을 표방하며 공천 과정에 반영하고 있는 여론조사까지 출마자들이 관여해 왜곡을 시도하는가 하면, 돈다발로 공천을 사려는 후보들이 상존하는 등 지방선거 정당공천의 부작용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실련은 3일 서울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공천비리 원인과 해법 모색 토론회’를 갖고 지방선거 정당공천 비리를 둘러싼 주요 유형을 밝히고 대안을 모색했다.

임승빈 경실련 지방자치위원장(명지대 교수)은 “김덕룡, 박성범 한나라당 중진 의원들의 대형 공천비리는 ‘예고된 참사’이며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공천권을 중앙당이 시도당에 위임하면서 사실상 국회의원이나 당원협의회장이 제왕적 공천권을 행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임 위원장이 밝힌 대표적 신종 비리 수법은 경선에 나온 후보들이 각기 자신에 유리하도록 여론조사를 왜곡.조작하는 비리유형이었다. 그는 여론조사 조작 비리 수법의 예로 한나라당 밀양시장 경선사례를 들었다.

한나라당 밀양시장 후보자로 등록한 모 후보의 부인은 지난 2월 초, 남편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브로커를 고용, 여론조사 조작 목적으로 활동비 명목으로 금품을 제공했다. 해당 브로커는 이 돈으로 지역 주민 8명에게 “당에서 여론조사 전화가 오면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해달라”며 각 10만원씩을 건넸다.

문제가 된 것은 공천 결과 공천자와 2위 낙선자 간의 격차가 불과 0.078%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 이에 낙선자는 적극 여론조사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반발했고 결국 경남경찰청은 수사를 통해 여론조사 조작을 지시한 후보자의 부인과 브로커를 발각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공천신청자들의 막무가내식 돈다발 투척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모 지역구에서 지역협의회운영위원장을 맡고있는 모 인사는 “공천 과정에서 돈 보따리를 갖다 놓거나 돈을 건넨 사람들이 많았다”며 “이를 거부하면 막무가내로 차 안에 돈다발을 던져놓고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외에도 임 위원장은 김덕룡, 박성범 한나라당 의원이 연루된 사례처럼 공천영향력이 있는 지역구 국회의원과 공천심사위원에 금품을 제공하는 유형, 최낙도 전 의원이 조재환 민주당 사무총장에 4억원의 사과상자를 전달하다 덜미를 잡힌 것처럼 공천헌금을 가장한 당 후원금 성격의 금품 제공 수법을 지방선거 정당공천을 둘러싼 주요 비리 유형으로 꼽았다.

임승빈 경실련 지방자치위원장(명지대 교수) ⓒ김동현 기자


“문제는 정당공천, 지방선거 정당공천 여부는 주민투표로 정해야”

이러한 지방선거 정당공천의 부작용에 대해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한 목소리로 ‘정당공천 배제’를 주장했다. 특히 미국과 일본 등 지방자치제도 선진국과 같이 정당공천 여부를 ‘주민투표’로 결정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형준 경실련 정치개혁위원(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은 “지방선거 정당공천은 후진국형 정치 쓰나미를 불러오고 있다”며 “정당공천제도를 도입한 것은 초등학생에게 권총을 맡긴 꼴”이라고 지방선거 정당공천제도를 비판했다.

그는 “지방선거에 정당 공천을 배제할 것이냐의 여부를 자꾸 국회의원들에게 맡기자고 하는 데 이는 주민이 주민투표로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처럼 주민들이 정당공천 허용여부를 결정한다든가 아니면 기왕 정당공천을 하려면 독일처럼 정당 공천과정의 모든 내용과 자료들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하게 해 논란의 소지를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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