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이 20일 이명박 진영이 '한반도 대운하 정부보고서' 변조-재변조 의혹의 주범으로 청와대를 지목하는 것과 관련, "상황을 유리하게 풀려는 참 질 나쁜 것"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문 실장은 이날 비서실장 취임 1백일 기자간담회에서 "잘못 판단하면 엄청난 재앙이 될 수 있는 굉장한 정책에 대해 정부가 관심을 갖고 타당성을 검토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정부보고서 작성의 당위성을 주장한 뒤, "조작 논란 이후 건교부가 국회에 보고서를 제출한 터라 37쪽 보고서를 구해서 검토해봤는데 9쪽 보고서와 37쪽 보고서 내용은 거의 유사하고 수치가 좀 정정, 축약, 보완되었으나 어느 한쪽이 조작할 이유가 없는 것으로 보아 같은 쪽에서 작성되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37쪽 보고서에 대해 청와대가 책임 있게 해명할 입장은 아니고 건교부에서 할 것이고, 선관위가 어떤 경위로 (보고서가) 나돌았는지를 수사 기관에 의뢰했다니까 그것도 검찰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와 함께 "그럼에도 경고 삼아 말하면 그런 문제에 있어서조차 청와대의 음모라는 식으로 과장, 덮어씌움으로서 상황을 유리하게 풀려는 행태는 참으로 질이 나쁘다고 생각한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도 "청와대가 (보고서) 작성을 지시하지 않았다"며 "(두 보고서를 비교해 검토해보면)뿌리가 같은 보고서가 두 개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천 대변인은 "내용의 차이는 수치, 데이터의 차이일 뿐, 특정 후보를 유리, 불리하게 한다는 근거가 없다"며 "근거 없는 논리로 조작설을 키워 다른 것을 덮으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많은 사람들이 가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