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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조 주범' 보호 위해 이용섭이 재변조"

이명박측 '이용섭 해임결의안' 추진, 이용섭 '말 바꿔'

이명박 선대위원회가 20일 건설교통부가 전날 밤 제출한 9쪽짜리 보고서를 '재변조 보고서'로 규정한 뒤, 국정조사 및 이용섭 건교장관 해임건의안 제출 등 초강경 대응방침을 밝혔다.

이명박측 "변조 주범 보호하려고 이용섭이 재변조"

이명박 선대위의 박승환 한반도대운하본부장은 20일 오전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건교부가 지난 19일 밤 제출한 보고서는 도저히 진실한 보고서가 아니고 오히려 이미 유통된 37쪽짜리 변조된 보고서에 기초하여 사후에 만들어진 또 다른 변조 보고서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이를 처음의 변조 보고서 작성자들을 은폐하기 위한 '재변조 보고서'로 규정했다.

박 본부장은 "우리는 먼저 보고서의 변조, 재변조 의혹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국정조사를 강력히 요구하고, 이용섭 건교 장관은 국회에서 보고서와 관련하여 명백히 허위진술을 계속하여 국회의 권위를 떨어뜨리고 국민을 우롱, 기만했기 때문에 해임건의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진봉 기획관 증언'을 재변조 증거로 제시

박 본부장은 또 청와대에 TF팀 보고서를 보고한 권진봉 수자원기획관의 증언을 '재변조'의 증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권 기획관은 문서 내용 중 '최근동향' 부분과 '주요쟁점' 부분은 자신이 작성하거나 보고한 내용이 전혀 아닌 변조되어 추가된 부분이라는 점을 분명히 진술했고, '재검토 중간결과' 역시 자신이 보고한 내용과 유사하지만 사업비, 골재 채취량 등 주요부분이 다르게 기재돼 있다는 점을 진술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권 기획관은 지난 18일 국회 증언에서 분명히 자신은 5월 9일에 청와대에 보고를 했는데, 37쪽 짜리 보고서의 최근동향에는 5월 21일 한반도 대운하 심포지엄 개최까지 기재돼 있는 점에 비추어 37쪽 짜리 보고서의 내용은 분명히 변조된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박 본부장은 결론적으로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른 것은 과거 청와대 혁신수석으로서 노무현 대통령과 가까운 이용섭 장관이 윗선의 지시에 따라 보고서 내용에 대해 새로운 변조를 시도하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이 장관을 '재변조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이명박 선대위의 장광근 대변인도 이날 오전 논평을 통해 "건교부 장관은 국회 답변에서 언론에 공개된 37쪽 보고서는 글씨체, 보고서 양식 등이 다르고 대통령 VIP 호칭, 정치권 동향 등의 내용이 없다고 했는데 건교부 공개 보고서는 글씨체, 보고양식, VIP 용어사용, 정치권 동향 적시 등 이 장관의 국회답변과는 달리 거의 37쪽 보고서와 동일하다"고 재변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국세청장까지 지내며 컴퓨터란 별명이 붙은 이 장관의 실수로 보이지 않는다"며 "위변조 의혹을 피하려다 보니 변조가 또 다른 변조를 낳고 있는 것이다. 즉각 정권은 진실을 고백하고 국회는 국정조사를 실시하라"고 주장했다.

이용섭 장관, 'VIP' 발언 말 바꿔

이명박 캠프로부터 '재변조 주범'으로 지목받은 이용섭 건교장관은 20일 오전 긴급기자회견을 자청, "9쪽짜리 대운하 보고서는 조작이나 변조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장관은 또 "18일 국회 답변에서 정식문서에서는 VIP라고 쓰지 않고 대통령님이라고 표현한다고 말한 것은 일반론적인 얘기"라며 "9쪽 보고서에 그런 내용이 들어있는지 기억나지 않았을 뿐이며 청와대 보고가 장관이 아닌 실무선에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그런 표현이 들어간 것 같다"고 말을 바꾸었다.

이 장관은 이명박 캠프의 '재변조' 의혹 제기에 대해 "정치공세"라고 일축한 뒤 "37쪽 짜리 문서를 누가 만들었고 어떤 의도로 유출했는지 밝히기 위해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장관의 이날 기자회견 내용은 지난 18일 국회 건교위에서 "공무원을 매도하지 말라"고 큰소리를 치며 한 발언을 뒤엎는 것이어서, 신뢰성에 큰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앞으로 파문은 계속 커질 전망이다.

이용섭 건교장관이 이틀만에 자신의 말을 바꿔, 변조 주범을 보호하기 위해 재변조를 하고 있다는 이명박 캠프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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