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검사 "검사장이 '왜 쑤시느냐' 호통치더라"
"가해자는 승승장구, 피해자는 인사 불이익 받았다는 소문 들어"
임은정 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서지현 검사의 폭로후 자신에게 기자들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음을 전하며 지난해 7월 24일 자신이 검사게시판에 올린 <‘감찰 제도 개선 건의’ 중 사례 2(법무부 감찰편)> 글을 다시 게재했다.
“어느 검사의 상가에서 술에 만취한 법무부 간부가 모 검사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하였습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의 황당한 추태를 지켜본 눈들이 많았던 탓에 법무부 감찰 쪽에서 저에게 연락이 왔었어요. 가해자와 문제된 행동은 확인했지만, 피해자가 누구인지 모르겠으니 좀 확인해 줄 수 있느냐고...
제가 검찰 내부 소문에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마당발이라 웬만한 소문들은 금방 저에게 몰려오거든요. 당연히 저는 피해자를 곧 특정하여 피해자에게 감찰 협조를 설득했습니다.
가해 상대가 상대이다보니 두려움으로 주저하는 게 느껴져 한참을 설득했는데도, 그 검사님은 피해 진술을 한사코 거부하더군요.
마침 점심시간이라, 식사 후 이야기를 더 하기로 하고 이야기가 잠시 중단되었는데, 그날 오후 모 검사장에게 호출되었습니다. 피해자가 가만히 있는데 왜 들쑤시느냐며.. 그 추태를 단순 격려라고 주장하며 저에게 화를 내더라구요. 피해자가 주저하고, 수뇌부의 사건 무마 의지가 강경하자, 결국 감찰 쪽에서 더 이상 감찰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황당하게도, 그 가해 간부는 승진을 거듭하며 요직을 다녔는데, 검사장으로 승진한 가해자로 인해 그 피해검사가 오히려 인사 불이익을 입었다는 소식을 뒤늦게 전해 들었습니다“
임 검사는 작년 글을 올린 뒤, 당시 상황을 자세히 부연설명했다.
임 검사는 "모 간부의 상가집 추행사건은 공연히 일어난 일이라, 본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하여 법무부 감찰쪽에서 감찰 착수하여, 저에게 가해자 이름을 말해 주지 않은 채, '모 검사의 상가인 강남성모병원에서 간부가 부적절한 행동을 하였는데, 피해자가 누군지 모르겠다, 중앙지검 검사가 아닌 것은 확실하고, 주중에 강남성모병원에 온 것이니 수도권 여검사인 듯하다. 피해자를 찾아 달라'고 부탁을 하였습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단서가 적었지만, 워낙 공연히 일어난 일이라 몇 시간 탐문만에 피해자가 바로 특정되었지요. 피해자를 설득하다가 점심시간이라 대화를 잠시 중단하였는데, 피해자와 다시 대화를 이어가기도 전에 모 검사장님한테 전화를 받았습니다. 가해자 이름은 그때 비로소 들었구요. 화를 내시다가 '임검사는 집무실이 없지? 올라와.' 보안문제로 전화로 대화를 이어가는 게 부담스러우셨나 봅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그리고, 올라온 저의 어깨를 갑자기 두들기며, '내가 자네를 이렇게 하면, 그게 추행인가? 격려지? 피해자가 가만히 있는데 왜 들쑤셔!!' 그리 호통을 치시더라구요. 제게 탐문을 부탁한 감찰쪽 선배에게 바로 가서 상황을 말씀드렸지요. 결국 감찰이 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압니다. 이것이 제가 직접 관여하며 겪은 일들입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검찰의 자정능력이 부족하여, 견디다 못한 한 검사님이 어렵게 용기를 내었습니다. 조직내 성폭력 문제, 감찰제도와 인사제도의 문제가 다 담겨 있는 사례지요"라면서 "모 검사님이 그간 흘린 눈물이, 어렵게 낸 용기가 검찰을 바로 세우는데 큰 자양분이 되리라고 믿습니다"라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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