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120석으로 뭘 하겠나. 통합정부-대연정해야"

"적폐청산은 내가 좋아하지 않는 말.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는 게 적폐"

2017-03-30 15:5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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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은 30일 "적폐청산이라는 말은 제가 좋아하지 않는 말"이라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다.

홍 전 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제3회 한불 고위 다이얼로그' 기조 연설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며 "청산이라는 말 자체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말하는 단어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바른정당이나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의원들이 청산 대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정권이 바뀌었다고 상대를 적폐청산의 대상이라고 하는 건 굉장히 수준이 낮은 사회다. '이건 나쁘고 이건 옳다' 하는 건 요즘 어린아이들도 그렇게 안 한다.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는 게 오히려 적폐"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더 나아가 "어떤 정파가 정권을 잡아도 단독으로 국가를 운영할 수 없는 구조다, 의석수도 그렇고. 그래서 통합정부·공동정부·대연정 그런 형태로 운용되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싶다"며 "우리가 경제·안보위기가 있잖나. 그런 문제를 무슨 한 정파가 집권해서 맘대로 해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당이 집권을 해도 그런 판 없이 뭐를 바꿔나갈 수 있을까? 120석으로 뭘 하겠나"라며 대연정 또는 통합정부 지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전날 회동한 김종인 민주당 전 대표, 정운찬 전 총리와의 연대 여부에 대해선 "김 전 대표께서 쭉 그런 노력을 리드해왔다. 그렇지만 앞으로 어떤 분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180석 전후의 일종의 공동정부가 되지 않으면 일을 못한다"라면서 "김 전 대표하고 저 둘이 해서 뭐가 되고, 정운찬 전 국무총리 혼자 한다고 뭐가 되겠나. 같이 해야지. 그러나 그분이 리드해오셨으니, 저도 생각에는 기본적으로는 동의를 한다"며 연대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는 범보수후보 단일화에 대해선 "그런 과정에서 단일화 얘기도 논의가 될 수 있다. 그렇지만 각 당의 후보가 결정이 될 텐데 그분들이 필요를 느껴야 한다. 그런 때가 오지 않을까"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는 개헌에 대해서도 "개헌 하자는 게 국민의 염원 아닌가. 현행 헌법이 가진 문제가 누적됐기 때문"이라며 "(대통령) 권한이 지금처럼 커서는 안 된다는 국민적 합의는 있다고 생각한다"며 분권형 개헌 선호 입장을 밝혔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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