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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 허세욱씨는 '벼랑끝' 택시 운수노동자

평소 한미FTA반대 홍보물 배포-1인 가두시위 등 적극 활동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반대해 1일 오후 4시 한미FTA 협상장앞인 서울 하얏트 호텔 앞에서 분신한 50대 허세욱씨는 평소 기층노동자의 몰락 위기를 절실히 느껴온 택시 운수노동자로 알려졌다.

중졸후 여러 차례 철거를 당하는 등 서러운 밑바닥 삶을 살아온 허씨는 한미FTA반대 범국민운동본부 가입단체인 민주노총 산하 운수노조 택시본부(전 민주택시노련)의 조합원이자 민노당 당원으로 서울 한독운수에서 택시운전사로 일해왔다. 허씨는 이 회사 노조에서 대의원으로 헌신적으로 활동했으며 FTA 체결이 가뜩이나 절망적인 노동자들의 삶을 나락으로 몰아넣을 것으로 우려, 평소 FTA관련 신문 기사를 꾸준히 스크랩하는가 하면 자신의 택시에 타는 승객들에게 범국본 선전물을 나눠주는 등 한미FTA 반대운동에 적극 참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허씨는 분신 이틀전인 지난달 29일에는 청와대 앞에서 참여연대 회원 자격으로 자발적으로 한미FTA 체결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범국본 등 관계단체들은 택시 운수노동자 월 소득이 1백만~1백20만원으로 급락한 상황에서 한미FTA가 체결될 경우 자신을 비롯한 대다수 빈민-노동자-농민의 생존이 벼랑끝으로 몰릴 것이라는 절망감에 허씨가 한미FTA 저지를 위해 분신을 단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허씨는 분신장소 근처에 편지지 한 장짜리 유서를 남겼고 여기에는 "한미FTA 졸속 추진에 반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유서를 갖고 있는 허씨의 지인들은 유서 공개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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