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미, 10시간 18분 필리버스터 최장기록 갱신
새누리 김용남 "그만해라, 그런다고 공천 못받는다"
은 의원은 24일 오전 2시 30분부터 야당의 세번째 주자로 나서 연설을 시작해, 박원석 정의당 의원에게 바톤을 넘긴 12시 48분까지 쉬지 않고 테러방지법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기존의 국내 필리버스터 최장 기록은 본회의에서는 전날 김광진 의원이 수립했던 5시간 32분, 상임위에서는 1969년 8월 29일 3선 개헌 저지를 위한 박한상 신민당 의원의 10시간 15분이다.
은 의원은 "테러를 방지한다는 것은 테러행위를 처벌하고 그것에 대응하는 대응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그런 테러행위가 나타날 수 밖에 없는 원인, 예를 들어서 빈곤, 불평등, 가난, 불만, 복지부재, 이런 조치가 같이 이루어질 때에만 한 나라, 혹은 지구촌이 평온하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법을 통과시키는 것은 의견이 다른 사람 상당수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며 "테러방지법은 테러방지라는 명분아래 국민인권을 침해하고 국가보안법을 강화하는 전례를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은 의원이 예상을 깨고 10시간 넘게 필리버스터를 하자 당혹스러움을 숨기지 못하며 발언 도중 발언 내용을 문제삼으며 몇 차례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홍철호 새누리당 원내부대표는 오전 6시 25분께 은 의원이 복지사각지대를 상징하는 세모녀사건을 언급하자 항의했고, 같은 당 김용남 의원은 오전 11시 26분께 은 의원이 "테러방지에는 이렇게 열을 내면서 정작 일상에서 폭력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는다"며 용역폭력이 극심했던 한 노조의 사례를 들자 본회의장 복도 중앙으로 나와 항의했다.
김 의원은 은 의원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의장님, 안건과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 아니냐. 상관없는 이야기 계속 하고 있잖냐. 이게 안건하고 무슨 상관이 있냐"고 정갑윤 부의장에게 제지를 요청했다.
김 의원은 한동안 야당 의원들과 고성을 주고받다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서도 "아니, 말 같은 이야기를 해야 듣고 앉아있지", "그런다고 공천 못받는다"고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은 의원은 이에 "지금 뭐라고 하셨나. 이건 동료 의원에 대한 명훼손이다. 사과하라"고 반발했으나, 김 의원은 "관련있는 발언을 하라. 사과할 일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자 은 의원은 "김용남 의원은 공천때문에 움직이는지 모르지만 저는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며 "우리끼리라도 이러지 말자. 의견이 다른 사람한테 소리를 지르고 해서 어떻게 사회가 통합이 되겠나. 저는 사회 통합을 위해 민주주의적 절차를 밟고 있다"고 필리버스터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현재는 은수미 의원의 뒤를 이어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네 번째 주자로 연설중이다. 이후에도 더민주에서는 유승희, 김경협, 최민희, 강기정 의원이, 정의당에서는 김제남, 서기호 의원이 무제한 토론을 신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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