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위안부 강제연행 증거없다", 유엔에 제출
한일 위안부 합의후 기고만장, 정부는 구경만
군위안부 합의 이후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을 강조해온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에서 위안부 문제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홈페이지에 의하면, 일본 정부는 내달 15일부터 3월 4일까지 제네바 유엔 본부에서 열리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이하 위원회) 제63차 회의를 앞두고 위원회에 제출한 답변서에 군위안부 강제연행의 증거가 없다는 주장을 실었다.
일본 정부는 "일본 정부의 관련 부처와 기관이 가진 유관 문서의 연구와 조사,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서의 서류 검색, 전직 군부 측과 위안소 관리자를 포함한 관계자에 대한 청취 조사,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 의해 수집된 증언 분석 등 전면적인 진상 조사를 실시했다"면서 "이런 조사에서 일본 정부가 확인할 수 있는 서류 어디에도 군과 관헌에 의한 위안부 '강제 연행'(forceful taking away)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위원회가 "최근 위안부의 '강제적인 이송(forcible removal)'을 입증하는 증거는 없다는 공적인 발언들을 접했다. 그 정보에 대해 언급해달라"고 질의한데 대한 답변이었다.
위안부 강제연행의 증거가 없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은 일본과 국제 역사학계에 의해 '진실 왜곡'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일본의 대표적인 역사연구단체인 역사학연구회는 2014년 10월 발표한 성명에서 "일본군의 관여 하에 강제연행된 '위안부'가 존재한 것은 분명하다"고 밝힌 뒤 납치 형태의 강제연행이 인도네시아 스마랑과 중국 산시(山西)성 등의 사례에서 밝혀졌으며, 한반도에서도 피해자의 증언이 다수 존재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를 교과서에 반영하고 대중에게 일깨울 의향이 있느냐'는 위원회의 질문에 "일본 정부는 국정 교과서 제도를 채택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학교 교육에서 다뤄질 특정 내용과 그 내용이 어떻게 묘사될지에 대한 질문에 답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중국, 동티모르 등을 포함, 아시아여성기금(1990년대에 군위안부에 대한 보상을 위해 만든 일본 민·관 기금)의 혜택을 받지 못한 나라들의 위안부에 대해 보상 조치를 취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일본 정부는 그렇게 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일본 정부는 또 작년 12월 28일 한일 합의를 통해 "일본 정부와 한국 정부는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됐음을 확인했다"고 적고, 한일 합의 발표문 전문의 영어 번역본을 첨부했다.
답변에 한일 합의 내용을 넣은 것으로 미뤄 일본 정부가 위원회에 답변서를 제출한 것은 최근으로 추정된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여성차별철폐협약(CEDAW)에 따라 설치된 기구로, 한 해 2차례 열리는 회의를 통해 각국 정부의 이행 보고서를 심의하고 각국 정부에 권고하는 역할을 한다. 일본 정부에게는 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책임 인정과 배상 등을 누차 촉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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