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골프 활성화해야"에 각료들 '반색'

최경환 "특소세 내려야", 김종덕 "정부 골프금지령 없애야"

2015-02-03 16:33:13

확대 축소

박근혜 대통령은 3일 "골프 활성화에 대해서도 방안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전 국무위원들과 가진 티타임에서 "올해 10월에 프레지던트컵을 하지 않나. 우리나라에서 그런 큰 대회도 열리는데 골프가 침체돼 있다, 활성화를 위해 힘써달라는 건의를 여러 번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전날이 박 대통령의 생일인 점을 거론하면서 "생일 떡 하나 주셔야 되는 것 아니냐"고 묻자 박 대통령이 "필요하세요?"라고 반문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최경환 부총리는 이에 "우리 국내에서 골프 관련해서 특별소비세, 개별소비세, 말씀하신 대로 너무 침체가 되어가지고 해외에 가서 사실은 많이 하지 않느냐"면서 골프 특소세 등의 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에도 담뱃값은 대폭 인상하면서 골프 활성화를 명분으로 골프장 입장료는 없애려 하려다가 여론의 거센 반발에 포기한 바 있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그런 메시지가 중요한 것 같다. 정부에서 마치 골프를 못 치게 하는 것처럼..."이라고 암묵적인 '골프금지령'을 지적했고, 이에 박 대통령은 "그건 아닌데..."라고 금지령을 부인했다.

그러자 김 장관은 "잘못된 메시지가 전달돼 가지고..."라고 말했고,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에 "문체부 장관부터 치기 시작하시죠"라고 김 장관에게 총대를 맬 것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그런 것 솔선수범하라고 하면 기쁘세요?"라고 정 총리에게 농을 건넨 뒤, "잔뜩 마음의 부담을 가지시는데 모든 게 좀 활성화 될 필요가 있고, 평창 동계올림픽도 좀 더 많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화제를 돌렸다.

박 대통령은 "어렵게 유치를 했는데 준비를 그동안에 했지만 아직도 부족한 면이 있어서, 특히 좋은 인재들이 가서 도와야 하는데 거기 가서 몇 년 있다 보면 나중에 미래가 약간 손해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있을 수 있다"며 "내 일이다 생각하고 좋은 인재들을 많이 보내세요. 성공을 해야 국민들의 사기도 올라가고 국가 위상도 높아지니까..."라고 철저한 동계올림픽 준비를 지시했다.

골프장이 난립과 극심한 경기침체 때문에 연쇄도산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양극화가 최대 현안으로 급부상한 현시점에서 과연 골프장 경기활성화가 대통령과 각료들이 가장 먼저 걱정해야 할 시급한 현안인지는 의문이다. 한 친박실세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영란법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골프장과 룸살롱은 다 망할 것"이라고 주장해 눈총을 사기도 했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국무위원들과 티타임을 하며 골프 활성화 방안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수집 의견 인쇄 URL복사

기사본문

朴대통령 "골프 활성화해야"에 각료들 '반색'

최경환 "특소세 내려야", 김종덕 "정부 골프금지령 없애야"

기능

외부공유

관련기사

댓글

BEST 클릭 기사

주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