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 靑의 '송광용 파문' 발뺌 맹공
"낯 뜨겁다", "구차하다", "김영한 민정수석 걸어나와라"
박 대통령의 지난 16일 국무회의 발언에 대해 진보-보수지가 한 목소리로 박 대통령을 질타한 데 이어 송광용 파동에서도 같은 모습이 재연돼,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진 양상이다.
<조선일보>는 25일자 사설 <靑 '송 수석 거짓말에 속았다', 이걸 해명이라고 하나>를 통해 "청와대는 송 전 수석이 거짓 답변을 한 검증 질문서를 받고 이틀 뒤 수석 임명 사실을 발표했다"며 "질문서는 항목만 200개나 된다고 한다. 답변 200개의 진실 여부를 이틀 만에 모두 파악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인사 검증이 그만큼 형식적이고 겉핥기였다는 얘기밖에 되지 않는다"고 엉망 검증을 질타했다.
사설은 이어 "송 전 수석은 대통령이 이사장을 지낸 정수장학회의 이사를 13년 동안이나 했다. 인사 실무팀으로선 제대로 검증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기도 전에 대통령과 송 전 수석의 그런 사적(私的) 인연이 먼저 눈에 크게 보였을 수 있다. 이 정부 들어 대통령의 '수첩 인사'가 잇따라 실패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라면서 박 대통령의 '수첩인사'가 파동의 근원임을 지적한 뒤, "그런데도 청와대가 보고하지 않은 경찰을 탓하고, 송 전 수석의 거짓말로 책임을 돌리는 건 낯 뜨거운 일"이라고 청와대 참모진을 비판했다.
사설은 "이젠 정권 출범 후 1년 반 동안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는 청와대 인사 시스템이 이번 소동을 계기로 고쳐질 것이라고 믿는 국민도 찾기 힘들 것"이라는 절망적 단언으로 글을 끝맺었다.
<중앙일보>도 이날자 사설 <이 정부의 인사 난맥 도대체 어디가 끝인가>를 통해 "청와대가 내놓은 송광용 전 교육문화수석의 사퇴와 관련한 설명자료는 책임 전가와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통령 핵심 참모의 미심쩍은 중도하차에 대해 사과도 재발 방지에 대한 각오 표명도 없었다"며 사과 한마디 없이 변명으로 일관하는 청와대를 질타한 뒤,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인사검증 실패가 경찰의 업무 태만이나 인사 대상자의 거짓말에 있었다는 점을 강조한 설명인데, 구차하기 이를 데 없다"고 탄식했다.
사설은 특히 "검찰 고위 간부 출신인 김영한 민정수석 밑엔 검사·변호사 출신의 1급 비서관이 4명이나 되고 40명 안팎의 행정관이 바글거리며 일을 하고 있다"며 "특히 인사검증 담당인 공직기강 비서관 산하엔 검찰·경찰·국정원 등 각 수사기관의 정예요원들이 파견돼 있다. 이들의 업무엔 첩보와 정보를 다루는 일이 기본으로 깔려 있는데 청와대 최고위급 인사에 관한 일선 경찰의 수사 사실이 100일가량 공중에 떠돌아다닌 뒤에야 민정수석실에 전달됐다는 게 기가 막힐 뿐"이라고 질타했다.
사설은 이어 "수사기관 전산망에 공식으로 올라야만 비로소 정보로 확인하는 수준의 민정수석실이라면 그 정예급 고급 인력들이 왜 있어야 하는지도 알 수가 없다"며 "무능이 만천하에 드러난 김영한 민정수석은 스스로 청와대에서 걸어 나와야 한다"며 김기춘 비서실장 최측근인 김영한 민정수석의 즉각 경질을 촉구했다.
사설은 화살을 박 대통령에게 돌려 "박근혜 정부의 인사 실패는 검증의 부실과 무능의 문제를 넘어 인사관·인사방식·인사소통의 문제로 확산돼 있다. 민정수석실 차원의 기술적 문제를 넘어 정권적 차원의 정치적 문제라는 얘기"라면서 "인사는 ‘통치권자의 고유한 결단’ 같은 구태의연한 철학에서 벗어나 ‘국민 주권을 위임받아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인사’라는 관점으로 이동해야 한다"며 수첩인사를 고집하는 박 대통령의 근원적 자성을 주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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