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혼쭐 "유족 미행 죄송, 다시는 안하겠다"
"미행 아닌 유족 보호" 경찰 강변에 유족들 격앙
20일 <뉴시스>에 따르면, 최동해 경기경찰청장은 19일 자정 0시8분께 사복 정보과 형사들이 진도로 내려가던 유족들을 미행하다가 적발된 것과 관련, 안산 화랑유원지 정부합동분향소 앞에서 유가족 100여 명에게 "사전 동의없이 사복 경찰이 유가족을 뒤따른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최 청장은 그러면서 "앞으론 어떤 경우에서든 유가족의 동의 내에서만 사복 경찰은 활동하겠다"고 약속했다.
최 청장은 그러나 "사전 동의를 거치지 않은 절차는 잘못"이라면서도 "유가족을 보호하거나 활동에 도움이 되기 위해 한 것이지 불이익을 줄 마음은 아니었다. 나쁜 의도가 아니었기 때문에 사찰이나 미행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변했다.
유족들이 이에 그러면 왜 형사들이 적발 초기에 신분을 숨겼냐고 추궁하자 최 청장은 "당시 당황해 신분을 밝히지 않았던 것 같다. 잘못한 부분"이라고 강변하면서 "엄중 문책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미행이 아니라 유족 보호를 위한 것이란 최 청장 주장에 더욱 분노했다.
유족들은 "왜 사찰이라고 끝내 인정하지 않느냐. 그렇다면 34일 동안 사복 경찰이 유가족 주위에서 정보활동을 하면서 작성한 보고서 열람권을 달라"고 요구했으나, 최 청장은 "대한민국 경찰이 생긴이래 공개한 적이 없다. 국회가 요구해도 공개하지 않는 자료"라고 거부했다.
유족들이 "우리를 도우려던 것인지 다른 목적이었는지 어떻게 믿느냐"고 계속 항의하자, 최 청장은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불쾌했을 것이고, 흥분할 만하다"며 진땀을 흘렸다.
최 청장이 궁지에 몰리자 구장회 안산단원경찰서 서장이 유족 앞에 나와 "정말 죄송합니다"라면서 눈물까지 흘리자, 유족들은 더이상 추궁을 멈췄다. 경찰 수뇌부는 1시간여 동안 식은땀을 흘린 뒤 돌아갔다.
유족들을 미행했던 사복 경찰 2명은 안산단원경찰서 정보보안과 소속 보안계 직원들로 확인됐다. 유족 신변 보호가 아닌 정보수집이 주된 목적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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