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MBC보도국장, 유족을 '깡패'라 비하"
보도국장 "그런 얘기한 적 없어, 법적대응하겠다"
13일 <한겨레> 단독보도에 따르면, 김장겸 보도국장은 지난달 25일 오전 편집회의에서 세월호 사고 실종자 가족들을 두고 “완전 깡패네. 유족 맞아요?”라고 말했다. 이는 박상후 보도국 전국부장으로부터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해양수산부 장관, 해양경찰청장과 가족들의 대화 현장 상황을 보고받은 뒤 한 말이다. 박 부장은 ‘대화 현장이 방송 카메라를 들이대면 돌 던지는 분위기’라는 식으로 보고했고, 이에 김 국장이 이처럼 답했다는 것이다.
편집회의는 당일 오후 보도 방향을 잡는 자리로, 보도국의 부장급 간부 10여명이 참석한다. 김 국장은 또 이 자리에서 팽목항 상황과 관련해 “누가 글을 올린 것처럼 국민 수준이 그 정도”라며 “(정부 관계자의) 무전기를 빼앗아 물에 뛰어들라고 할 수준이면 국가가 아프리카 수준”이라고 했다. 같은 달 21일 정몽준 의원의 아들이 페이스북에 써서 입길에 오른 ‘국민이 미개’ 발언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회의에 참여한 복수의 MBC관계자는 <한겨레>에 김 국장의 이런 발언이 있었음을 확인했다.
김 국장은 “유족의 감정을 고려해 그냥 넘어가야 하는 건지 잘 생각해보자”고도 덧붙였다. 유족들을 비판하는 보도를 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실제 현장 기자들에게 이와 같은 보도 지시가 내려갔으나, 현장 기자들이 “그런 보도를 하면 맞아 죽는다. 앞으로 취재가 불가능하다”고 거세게 반발해 해당 보도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MBC는 지난 7일 민간 잠수부의 죽음을 계기로 박상후 전국부장이 직접 나서 피해자 가족들의 ‘조급함’을 비판하는 듯한 내용을 담은 논평성 보도를 내보냈다.
이에 대해 김 국장은 <한겨레>에 “전혀 그런 발언을 한 적 없다. 보도하면 법적 대응하겠다”고 홍보실을 통해 전했다. <한겨레>는 김 국장과 여러 차례 직접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박상후 전국부장은 “그런 적 없다”고 밝혔고, 당일 회의에 참석한 또다른 두 부장은 “발언 여부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겨레>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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