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을 무리하게 대체인력으로 투입한 코레일 열차에서 80대 승객이 열차 문에 발이 끼인 채 끌려가다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다.
특히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열차의 차장은 불과 몇시간 교육을 받고 투입된 19살의 한국교통대 1학년생으로 확인돼, 대학생 투입에 대한 비판을 묵살하고 투입을 강행한 코레일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6일 코레일과 경찰에 따르면, 전날 밤 9시께 서울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에서 승객 김모(84·여)씨가 전동차에서 내리던 중에 문이 닫히면서 발이 끼인 상태에서 열차가 출발해 1m 이상 끌려가다가 공사 중이던 승강장 스크린도어 등에 머리를 부딪친 뒤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해당 전동차를 운행한 기관사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필수업무유지 인력이었지만 열차 출입문 개폐 조작을 담당한 승무원은 대체 투입된 철도대학 1학년생으로 확인됐다.
현재 대체인력으로 투입된 교통대 학생은 238명으로 열차 업무를 맡은 노동시간만큼 수업시간으로 인정받아 실습 학점을 받고 있다.
대학생 대체인력 투입에 대한 우려와 비판은 파업 초기부터 여러 차례 제기돼왔다. 코레일은 그러나 대학생들이 맡은 차장 업무는 열차 운행의 안전성과 무관하다며 투입을 계속하다가 결국 참사로 이어져, 코레일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그러나 대학생 대체인력 투입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최연혜 사장은 1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발이 끼었다고 하시는데, 열차 문이 1cm라도 열려 있으면 사정이 출발할 수 없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발이 낀 것 같지는 않다"며 "그러나 하여튼 이렇게 이런 사고를 당하신 어르신께 정말 죄송스럽고 애통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이렇게 이런 사고를 보더라도 노동조합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한 이런 불법파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노조에게 책임을 돌렸다.
그는 대학생 대체인력 투입에 대한 노조의 비판에 대해선 "교통대학교 학생들은 평소에도 학교에서 철도운영에 관한 교육을 받고 있고 1년에 4주간 코레일의 역 등에서 현장 실습도 거친다. 그리고 이번에도 소정의 차장 업무 수행을 위한 교육을 받았다"며 "노동조합이 대체 근무 인력을 투입하지 말라고 하는데 만일에 우리가 대체근무인력을 투입하지 않으면 시민들께는 아주 일대 혼란이 온다"고 반발했다.
그는 이어 "우리 코레일이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이 되었지만 기관사는 필수요원으로 60% 정도가 지정이 되었는데 열차 차장은 한 명도 지정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만일에 그 대체인력을 채우지 않는다면 우리 수도권 전동차는 단 한 대도 운영할 수 없다"며 "노동조합에서는 항상 대체인력 투입을 하지 말라, 이렇게 말하는데 그 말은 열차를 하나도 운행하지 말라는 이야기고 또 국민에게 큰 혼란을 야기하려는 그런 이야기라고밖에 저는 볼 수가 없다"며 거듭 대학생 투입의 당위성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