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밀양 송전탑 음독자살' 왜곡 파문
경찰 "특정사안 음독 진술 안해" vs 유족 "녹음까지 해가고선"
밀양경찰서는 고인이 사망한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음독현장에 같이 있었던 가족을 상대로 음독경위에 대해 확인한 결과, 특정 사안으로 음독했다는 진술은 없었다"며 "현재 유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에 대해 조사 중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에 따르면, 경찰 보도자료를 접한 고인의 딸은 “12월3일 새벽 2~3시경에 경찰관 3~4명이 아버지가 후송된 병원으로 와서, 아버지에게 ‘왜 음독을 하게 되었는지’를 물었다”며 “그때 아버지가 눈을 뜨시며 ‘송전탑 때문에 약을 마셨다’고 말씀하셨고, 그 내용을 곁에 있던 경찰관 1명이 휴대폰으로 녹음해갔다”고 반박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트위터를 통해 "밀양 유한숙님 사망 후 경찰 보도자료로 '특정사안으로 음독했다는 진술없다'고 발표. 그러나 입원중 경찰들이 찾아와 음독 이유를 물었고 '송전탑 때문이다'고 밝혔으며, 경찰이 녹음까지 해갔다는 따님의 진술. 망자를 두고 너무합니다"라고 경찰을 질타했다.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도 트위터를 통해 유족 주장을 전한 뒤, "사실이라면 고인을 모독하고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것"이라고 꾸짖었다.
대책위는 7일 오전 고인의 빈소가 차려진 밀양 영남종합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인은 여러 차례 송전탑 공사에 대한 절망감을 토로해 왔고, 지난 4일 대책위 대표인 김준한 신부와 가진 면담에서도 ‘송전탑이 들어서면 아무 것도 못한다. 살아서 그것을 볼 바에야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농약을 마셨다’는 말을 전했다. 신변 비관을 운운하며 고인의 뜻을 왜곡하여 유족들에게 큰 상처를 준 경찰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공개적인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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