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던 1천여 시민들이 새벽 3시께 강제해산됐다. 1백여명의 시민들은 청계광장으로 이동해 밤샘농성에 들어갔다.

경찰은 새벽 1시 30분께 강제진압을 시작해 1시간 30여분만에 모든 시민들을 인도로 밀어내는 데 성공했다. 경찰은 광화문 좌우 인도에서 순식간에 차도로 밀려들어왔고 당환한 시민들은 이에 맞서 몸싸움을 벌이거나 인도로 나와 "폭력경찰 물러가라" 구호를 외치며 인간 스크럼을 짜고 대항했지만 역부책이었다.

그러나 강제진압 과정에서 40대 남성 1명이 경찰에 밀려 목과 머리를 다쳐 응급실에 실려가는 등 충돌은 격렬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소속 의료지원단은 속출하는 부상자를 파악하기 위해 분주하게 뛰어다녔다.

일부 경찰은 인권침해에 항의하는 인권단체 관계자들과 취재기자들에게도 방패를 사용해 위협을 가하는 등 극도의 신경질적 반응을 보여 격렬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연행자도 이틀만에 다시 나왔다. 경찰은 이날 총 3명의 시민을 연행해 2명을 훈방조치했고 전경 버스의 타이어를 펑크낸 시민 1명은 여전히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가장 오랜 시간 대치한 것은 경찰 저지선 앞에서 자리잡았던 대학생 60여명. 이들은 연행을 각오하고 연좌농성에 들어가 연행 직전까지 몰렸지만 오후 2시 40분께 경찰이 병력을 후퇴시키는 조건으로 농성을 풀고 청계광장으로 이동했다.

한편 이날 현장에는 노회찬.조승수 전 의원 등 진보신당 관계자 10여명이 경찰의 강제진압이 시작됐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와 차선 한 가운데서 촛불을 켜고 연좌농성에 들어갔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경찰이 또 시민들의 자진해산을 기다리지 않고 무력으로 민의를 짓밟고 있다"며 "이들을 방패와 곤봉으로 해산시킬 수는 있어도 이들의 분노는 가라앉히지 못한다는 사실을 경찰이 깨달아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장을 지키는 마지막 시민들까지 무사하게 해산하는 모습을 확인하기 전까지 이 자리를 뜨지 않을 것"이라며 "내가 연행되서 시민들이 안전할 수 있다면 연행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종로경찰서장이 "시민들을 최대한 안전하게 해산시키고 조사 중인 연행 시민에 대해서도 선처하도록 하겠다"고 말하고 시민들 대부분이 인도로 이동하자 새벽 2시 50분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민들은 그가 인도로 올라오자 주변에 모여 일제히 "노회찬, 노회찬"을 연호하며 큰 호응을 보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이날도 오후 7시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 모여 촛불문화제를 진행한 뒤 촛불대행진에 나설 예정이다. 대책회의는 이어 31일에는 오후 4시 30분 대학로에서 범국민대회를 열고 시청 앞 광장까지 행진한 후 다시 촛불문화제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