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은 교각살우". 대기업 사장단 9년만에 집단대응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 이어질 것" "국내증시 밸류다운 될 것"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과 삼성 박승희 사장, SK 이형희 위원장, 현대자동차 김동욱 부사장, LG 차동석 사장 등 16개 그룹 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발표한 '한국경제 재도약을 위한 주요 기업 사장단 긴급 성명'을 통해 "상법 개정 등 규제의 입법보다 경제 살리기를 위한 법안에 힘써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이사 충실의무 확대 등이 포함된 상법 개정안은 소송 남발과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으로 이사회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어렵게 한다"며 "신성장 동력 발굴을 저해해 기업과 국내 증시의 밸류다운으로 귀결될 것"이라며 민주당 상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사장단은 "현재와 같은 어려움이 지속될 경우 국내 경제는 헤어나기 힘든 늪에 빠질 수 있다"며 "경제계가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신사업 발굴과 일자리 창출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최근 우리 경제는 성장동력이 약화하면서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고, 경제의 주춧돌이 되어왔던 수출마저 주력업종 경쟁력 약화,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향후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며 "한국경제의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성장동력을 되살리기 위해 기업들이 먼저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를 방지할 제도적 장치를 (상법 개정이 아닌) 자본시장법상에서 사안별로 핀셋형으로 하는 게 필요하다"며 "종기가 났을 때 종기를 치료해야지 팔다리 전체를 손대는 교각살우의 우는 범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9일 이사의 충실 의무를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고, 직무수행 시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하도록 하는 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대규모 상장회사의 이사 선임과정에서 집중투표제를 도입하고, 사외이사의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해 의사결정에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재명 대표는 경제 8단체 등 재계 반발에도 상법 개정 강행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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